사전협의 없이 청원구 조성 기습발표
“도유지 시비 매칭없어… 마찰 없을 것”
흥덕구 쏠림현상 해소에 내심 기대감
시민단체 “졸속 행정·선거 의식” 비판

파크골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파크골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충북도가 발표한 도립파크골프장 조성사업을 청주시가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청주 시민단체들이 잇따라 이 사업을 졸속행정이라고 비판 하는 가운데 청주시가 반기는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일 청주시에 따르면 청주 흥덕구에 오송 파크골프장, 미호강파크골프장, 장애인 파크골프장, 오송호수공원 파크골프장이조성돼 있고, 상당구에는 호미골 파크골프장 등 총 5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특히 시는 늘어난 파크골프 동호인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미원생활체육공원 파크골프장과 무심천(방서교) 파크골프장 등 2개소를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현재 토지보상을 진행하고 있다.

시가 미원생활체육공원과 방서교 등 상당구에 파크골프장을 추진하는 배경은 흥덕구에 몰려 있는 파크골프장 쏠림 현상을 피하기 위해서다. 시는 추후에도 파크골프장을 계속 조성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충북도가 기습적으로 도립파크골프장 조성 계획을 발표했지만 시와 별다른 마찰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는 도가 사전 협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아쉽지만 현재 파크골프장이 부족한 청원구에 세워질 도립파크골프장 건립을 은근히 반기고 있다.

앞서 김영환 충북지사는 지난달 24일 47억원을 투입해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구성리 동물위생시험소 축산시서험장 부지에 36~45홀 규모의 파크골프장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완공은 오는 9월경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청주시와)사전협의는 없었지만 지난달 처음으로 도에서 파크골프장 관련 의견을 청취했고 긍정적인 의견을 냈다"며 "도유지를 사용하고 시비 매칭 등이 없기 때문에 청주시가 불만을 가질만한 사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파크골프장이 흥덕구 쪽으로 많이 치우쳐있다는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데 청원구에 세워진다면 시민들이 혜택을 볼 것"이라며 "파크골프 인구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과잉 공급 등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는 수요 조사와 타당성, 경제성 등을 따지지 않은 졸속 행정과 지방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사업이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지난달 25일 ‘도민 혈세 47억원 졸속 도립파크골프장 조성에 투입해선 안된다’는 취지의 성명을 냈다.

시민단체는 "동물위생시험소는 이전계획도 부지도 확정되지 않았다"며 "행정의 선·후가 바뀌어도 한참 바뀌었고 합리성도 찾아볼 수 없다. 숙고와 합리적 절차에 대해 의문마저 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방선거 1년을 앞둔 시점에 이를 의식한 선심성 사업이라는 비판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며 "충북도지사는 도립파크골프장 조성에 대한 사전 수요 조사와 타당성, 경제성, 파크골프장 농약이 초지와 사육동물에 미칠 영향과 대책 등 자료를 제시하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파크골프 조성비용)47억원은 도민들이 피땀으로 낸 세금"이라며 "타당한 근거와 자료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이 사업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