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위축·고환율 등 여파
생산 위축따라 고용도 줄어 들어
“환율 안정·물류 지원 정책 필요”
[충청투데이 이용민 기자] 충북 경제의 심장인 청주산업단지가 전기차 시장 위축, 고환율 등 여파로 지난해 활력이 크게 움츠러든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청주산단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청주산단은 3조 1809억원의 생산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누계금액은 13조 5341억원으로 당초 계획금액인 16조 5771억원의 81.6%에 그쳤다.
산단 내 수출기업들의 부진이 컸다. 연간 수출금액은 57억 8610만달러로 계획금액 77억 9120만달러의 74.3% 수준이다.
반도체는 생산과 수출 모두 호조를 보였지만 청주산단 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이차전지(부품)의 부진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생산이 위축됨에 따라 고용도 줄어드는 분위기다. 감원까지는 아니지만 이직이나 퇴직 인원을 충원하지 않으며 직원이 자연 감소하는 상황이다. 전년보다 인력이 20% 줄어든 업체도 있다.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 등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청주산단 관계자는 "지난해 화학 부문이 크게 위축됐고 반도체도 청주산단만 보면 HBM보단 낸드 위주라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면서 "올해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문제다. 청주산단에는 현대모비스에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도 많아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관세 부과 검토 대상으로 자동차를 언급한 바 있다.
충북 수출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청주산단의 부진은 도내 전체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충북 수출액은 전년 대비 4.1% 감소한 267억 812만달러를 기록했다.
전기차 캐즘, 중국발 태양광 공급과잉 등 여파 속에 주력품목인 양극재, 이차전지, 태양광 수출이 급감한 영향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손익분기점 이상의 수준으로 급등한 점도 수출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손익분기점 환율은 수출 시 매출과 비용이 일치해 이익이 0이 되는 수준의 환율로 국내 기업들은 1300원에서 1350원 내외로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1400원대에 진입한 환율은 올해 들어서도 내려갈 줄 모르고 있다. 수출 기업으로선 수출해도 남는 게 없다는 얘기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수출기업의 2025년 경영환경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1400원 이상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인 만큼 외환 유동성 지원을 확대하고 물류 바우처 지원 확대 등 정책 수요가 큰 분야를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용민 기자 lympus@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