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 단계서 의원들 반발 사직
출범 취지 잊고 감투 싸움 ‘골몰’
충청 지역발전 목표로 협력해야

대전시의회, 세종시의회, 충남도의회, 충북도의회 
대전시의회, 세종시의회, 충남도의회, 충북도의회 

[충청투데이 조사무엘 기자] 충청광역연합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될 충청광역연합의회(이하 연합의회)가 출범부터 감투싸움에 골몰하면서, 이후 연합의 향방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출범 취지에 부합하도록 지역과 정당을 초월한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12일 연합의회에 따르면 오는 20일까지 3명의 추가적인 연합의회 의원을 선임할 것을 대전시의회와 충남도의회에 요청했다.

해당 자리는 연합의원이었던 대전시의회 박종선 의원, 충남도의회 김복만, 김옥수 의원 등 3명이 최근 잇따라 사직하면서 발생한 공석이다.

이에 대해 김옥수 의원은 ‘건강상의 문제’라고 사직 이유를 밝힌 한편 박종선, 김복만 의원은 원구성 과정에서 있었던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정가의 의견이다.

앞서 연합의회는 지난해 10월 총회를 열고 연합장을 비롯한 연합의장, 부의장을 각 지역의 균형 있게 배분하자고 합의했다.

그 결과 김복만 의원이 의장을, 그리고 박종선 의원과 충북도의회 이옥규 의원이 부의장을 맡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두 달 뒤 열린 임시회에서 의장에는 노금식 충북도의원이, 부의장에 유인호 세종시의원과 김응규 충남도의원이 각각 선출되면서 의원들의 반발을 사게 됐고, 이는 결국 의원들의 사직으로 연결됐다.

충남도의회는 의총을 열고 새로운 연합의원으로 국민의힘 소속 신영호(서천2) 의원과 박미옥(비례) 의원을 내정했으며, 오는 19일 열리는 제2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할 방침이다.

대전시의회에서는 현재 박주화(중구1, 국민의힘) 의원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신영호 의원은 "지역소멸 속 지역균등발전이라는 충청권의 대의에 부합할 수 있도록 의원들과 협력의 자세로 현안해결에 임하겠다"며 "지역의 이익을 넘어, 충청광역연합의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초광역 사무를 심의·의결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될 광역의회가 첫 단추인 원구성 단계부터 잡음이 생기자, 전문가들은 우려섞은 목소리를 던진다.

또 충청권 4개 시도의 공동의 발전과 이익을 목표로 닻을 올린 충청광역연합이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역을 뛰어넘는 초월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육동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은 "충청권의 유일한 희망인 충청광역연합이 출범의 취지는 잊은 채 감투싸움에만 몰두해 있다. ‘염불에는 맘이 없고 잿밥에만 맘이 있다는 말’처럼 이런 모습은 삽시간 내 전국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며 "아직 초반인 만큼, 무엇보다 단단한 기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충청권 4개 시도가 당과 지역을 초월한 진정한 협력을 통해 대의를 이루겠다는 일념으로 전력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사무엘 기자 samuel@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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