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송정애 전 대전청장 한명 그쳐
경무관 승진 TO 늘었지만 수혜 못 받아
승진 TO 줄고 일정 밀리면서 사기 저하
일각선 "대전 떠야 승진할 수 있다" 푸념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2007년 개청 이후 대전경찰청(이하 대전청) 내 경무관 승진자가 단 1명 나오는데 그치면서 지역 홀대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의 별’이라고 불리는 경무관 승진자가 십수 년째 도통 배출되지 않고 있어 지역 일선 경찰관들의 사기가 꺾이고 있다.
12일 대전청에 따르면 개청 이래 지난 17년간 대전경찰청 소속으로 경무관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린 건 2018년 경무관으로 승진한 송정애 전 대전청장 단 한 명이다.
이후 아직까지 경무관으로 승진한 사례가 없어 대전지역 경찰을 홀대한다는 불만이 경찰 내부에서 증폭되고 있다.
‘경찰의 꽃’인 총경의 경우 그나마 △2020년 2명 △2021년 3명 △2022년 2명 △2023년 3명 △2024년 4명 등 꾸준히 배출해 왔다.
총경 승진 TO가 최근 5년간 연평균 100여명인 점을 미뤄봤을 때 대전청 소속 총경 승진자도 많은 수는 아니지만 경무관 승진은 아예 씨가 말랐다는 성토가 잇따르고 있다.
경찰은 앞서 ‘복수직급제’를 시행하며 기존 총경급 직위를 경무관이 맡아 하고, 경정 직위에 총경이 보임할 수 있게 하는 변화를 꾀한 바 있다.
때문에 당초 20여명이던 경무관 승진 TO는 지난해 31명으로 대거 늘었다.
하지만 대전청은 늘어난 경무관 승진 TO의 수혜를 받지 못하고 다시 승진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다른 직급에 비해 경무관은 전국적으로 자리가 많지 않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경찰청 본청과 서울경찰청, 부산청, 경기남부청 등에 포진돼 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대전을 떠나야 승진할 수 있다”는 푸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경찰청 소속 한 경찰관은 “이전에 충북 출신인 윤희근 경찰청장이 있을 때 충북청에서 경무관 승진자가 많이 나왔다”며 “대전이 큰 사건·사고가 덜하다곤 하지만 대전청 직원들이 일을 안 하는 것도 아닌데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더구나 올해 탄핵정국으로 전반적인 경찰 인사 일정이 미뤄진 가운데 총경 등 고위직 TO가 전년보다 줄 것이라는 소문이 경찰 내부에 돌며 뒤숭숭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다른 지역 경찰관은 “원래대로라면 공식적으로 인사 일정이 전부 공문 등을 통해 나오는데 올해는 아직 인원조차도 나온 게 없다”며 “지난해 총경 승진이 130명이었는데 올해는 100명이 안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그중 청장이 뽑는 인원은 정해져 있으니 더 승진길이 좁아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 7일 정부는 박현수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을 서울경찰청장으로, 조정래 경찰청 치안정보국·남제현 국정상황실·박종섭 국무조정실 경무관을 치안감으로 내정하는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치안정감과 치안감 인사를 시작으로 이달 중 경무관, 총경 등 고위급 인사와 경정 이하 인사가 줄줄이 발표될 예정이다.
최근 경찰 내부 게시판에 올해 경정 이하 계급별 정기 승진시험이 오는 21일 진행된다는 내용이 공지됐다.
현재 대전청에서 경무관 후보로 물망에 오른 인원은 3~4명이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