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로림만 전경. 서산시 제공
가로림만 전경. 서산시 제공

천혜의 해양생태 보고(寶庫)인 서산 가로림만 갯벌(64.67㎢)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도전한다. 충남도는 가로림만 갯벌의 세계유산 등재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신청했다고 7일 밝혔다. 최종 등재 여부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평가를 거쳐 내년 7월 열리는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앞서 충남 서천, 고창, 신안, 보성-순천갯벌 등 4곳이 지난 2021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다. 이번 세계유산 등재 추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가로림만 갯벌과 함께 전남 무안·고흥·여수 갯벌이 세계유산 등재에 나선다.

충남도는 가로림만 갯벌에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때문에 가로림만 갯벌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여부는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도는 오는 2034년까지 4431억원을 들여 가로림만 국가해양생태공원을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지난해 11월 내놨다. 구체적으로 가로림만 생태탐방로 조성, 점박이물범 관찰관 건립, 갯벌 생태계 복원, ESG 기반 블루카본 실증단지 추진 등을 꼽을 수 있다.

세계 5대 갯벌인 서남해안 갯벌에 속하는 가로림만 갯벌의 가치는 차고 넘친다. 1급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노랑부리백로의 5% 이상이 서식하는 곳으로 2016년 전국 첫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됐을 정도다. 대추귀고둥 등 법정 보호종을 포함해 600여종의 갯벌 생물이 서식한다는 점은 갯벌이 오염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인류에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갯벌은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어민들에게 갯벌은 생업 현장이다. 다양한 생물자원의 산란장으로 지속 가능한 어장을 형성한다. 한번 훼손한 생태계는 완전 복구가 어렵다는 사실을 우리는 서산 부남호, 간월호(서산 A,B지구 간척사업) 등지에서 목격했다. 갯벌을 잘 보존해 후대에 물려줘야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세계유산위원회의 권고를 감안하면 가로림만 갯벌의 유네스코 등재는 시간문제인 듯하다. 갯벌의 관리와 개발에 지혜를 모아야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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