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금통위서 기준금리 年 3.0%로 동결
정치 불안·트럼프 2기 등 대내외 변화에 관망
경기침체속 적절한 재정정책 필요 목소리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충청투데이 윤경식 기자] 고환율 리스크를 의식한 한국은행이 연속적인 금리인하 레이스를 멈추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높아진 정치적 불확실성이 달러환율 상승세로 이어지자 현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진행된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에서 환율방어 등을 위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00%으로 동결할 것을 결정했다.

국내 정치리스크와 미국 트럼프 2기 정부의 본격 출범 등으로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증대된 만큼 이에 대한 변화양상을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해 11월 통방 이후 정책 여건의 가장 큰 변화는 비상계엄 사태에서 촉발된 정치적 리스크의 확대였다”며 ”성장의 하방위험이 증대됐고, 국내 정치상황, 미국 신정부의 정책방향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매우 커진 만큼 금리를 유지하면서 향후 불확실성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1450원대를 넘긴 현시점의 달러 강세 현상에 대해선 정치적 요인에 따른 비정상적인 상승세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환율만 본다면, 계엄사태로 시작한 정치적 변화가 환율에 큰 영향을 줬다”며 “지금의 환율 수준은 우리나라의 경제 펀더멘털, 한미 금리격차 등에 따른 설명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율이 필요이상으로 올라간 상황이기 때문에 높아진 상황이 물가, 내수에 미칠 영향을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3개월 내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금통위 위원들도 경기대응을 위한 추가 인하 필요성에 공감대를 보인 만큼 ‘금리인하’ 라는 통화정책의 방향성은 동일하게 유지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향후 3개월 내 금리인하 여부에 대해선 불확실성을 점검하며 추가 인하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것이 금통위원 6명의 생각”이라며 “다만, 대외요인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대내요인보다 대외요인에 방점을 두고 쉬었다 가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금통위원들의 결론”이라고 말했다.

이번 금리 동결에 대해 지역 경제계는 숨고르기에 들어간 통화정책을 보완하기 위한 재정정책의 추진을 강조하고 있다.

조복현 국립한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경기침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에 대한 우려로 금리인하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만큼 다른 정책을 통한 대응이 긴밀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정부 재정정책의 집행시기 조정 및 예산규모 확대 등을 통해 재정정책이 적절한 시기에 추진돼 통화정책을 보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경식 기자 ksyoon1102@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