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상습 차량 무단방치 구역 가보니
‘견인 안내문’ 붙은 채 방치된 차량
앞유리엔 명함·전단지만 덕지덕지
“미관 저해·주차난 가중” 주민 눈살
무단방치 느는데 강제처리 절차 복잡
“신속한 처분 등 적극 해결 나서야”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15일 오전 대전 서구 갈마동의 한 골목길.
앞표지판이 없는 차량 한 대가 ‘방치차량 견인 안내문’을 붙인 채 덩그러니 주차돼 있었다.
이 차량은 한참 전부터 방치돼 있던 듯 색이 바랜 홍보 명함과 전단지 등이 앞유리에 덕지덕지 뭉개져 있는 모습이었다.
안내문에는 차량을 계속해서 방치하면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차량을 견인 조치하겠다는 경고가 담겨 있었다.
해당 안내문은 지난달 18일 부착됐고 관할 구청인 대전서구청은 차량이 기한 내 자진 처리되지 않을 경우 이르면 이달 중 폐차·매각 등 강제 처리에 나설 예정이다.
인근 주민들은 빌라 건물이 밀집해 있는 갈마동 특성상 주차 공간이 늘 부족한데 방치차량 때문에 주차난이 가중된다는 반응이다.
자영업을 하는 30대 이모 씨는 “지난해 4월에 가게 영업을 시작하고 5월부터 (무단방치) 차량이 계속 있었으니 족히 반년은 넘었다”며 “안 그래도 갈마동 골목은 주차할 데가 없는데 이쪽에 거주하거나 차를 끌고 놀러 온 사람들은 불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대전산업단지가 위치한 대덕구 대화동에도 번호판 없이 방치된 트럭이 길 한쪽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었다.
대화동은 여러 기업과 공장이 모여 있어 근로자들이 세워둔 자차와 물품 운송차량 등이 혼재하는 곳이다.
특히 산업단지 내에는 덩치가 큰 트럭이 많은데 방치차량이 장기간 자리를 꿰차고 있어 다른 차량들이 오가기에 불편함이 있어 보였다.
대전에서 매년 무단방치차량이 2000여대씩 나오는 등 곳곳에 방치된 차량들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이날 오정동 중리지구대 뒤편 공터에도 자진 처리 계도기간 중인 무단방치차량이 세워져 있었다.
이 차량은 지난 2일 경고장이 부착돼 소유자가 기한 내 자진 처리하지 않으면 내달 2일 강제 처리를 앞두고 있다.
다만 차량 소유자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강제 처리 절차가 복잡해 폐차·매각까지는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되는 실정이다.
주민 강모(65) 씨는 “산책 겸 동네를 자주 걸어 다니는데 매일 같은 자리에 차량이 방치돼 있어 흉물 같다”며 “골목길과 공영주차장 등에 자리를 차지하는 차량들에 대한 처분을 더 신속하고 강하게 해야만 무단방치차량이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