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중심 등록금 현실화 기류 거세
지역 대학, 심의위 거쳐 인상 여부 결정
정부는 주요 사립대 총장에 동결 요청
[충청투데이 박영문 기자] 국가거점국립대들이 최근 정부 요청을 받아들여 2025학년도 학부 등록금 동결을 결정하면서 향후 충청권 사립대 등록금 심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사립대에서는 교육경쟁력 향상 등을 위해 10여년 간 묶여있던 등록금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기류가 강하게 불고 있어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4일 지역 대학 등에 따르면 조만간 각 대학에 구성된 등록금심의위원회를 거쳐 올해 등록금 인상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들 대학은 교육부가 공고한 인상률 법정 상한(5.49% 이하)을 감안, 등록금을 인상하거나 반대로 동결 여부를 정하게 된다.
현재 정부는 국립대는 물론 사립대에도 등록금 동결을 요청하는 등 등록금 인상 기류를 가라앉히기 위한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앞서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전날 수도권 8개 사립대 총장과 영상회의 방식의 간담회를 통해 등록금 동결을 당부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0일 국가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는 충북대에서 회의를 열고 2025학년도 등록금 동결을 결정한 바 있다.
국가거점국립대는 충북대, 강원대, 충남대, 경북대, 부산대, 경상국립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등이다.
국가거점국립대들이 올해 또다시 등록금 동결을 결정하기 직전에도 정부는 간담회를 통해 동결을 공식 요청했다.
하지만 수도권 일부 사립대에서 시작된 등록금 인상 바람에 지역 사립대 역시 등록금 상향에 무게를 두고 심의를 준비 중인 분위기가 역력하다.
게다가 일부 대학에서는 4~5% 수준의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종 확정 시 다른 사립대에 등록금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매년 등록금 인상 필요성은 거론됐지만 올해는 이전보다 그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진다”며 “어느 한 곳이 등록금 인상을 결정하면 따라가는 학교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 관계자는 “비수도권 대학의 노후화 된 시설 개선과 교육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서는 지금 재정 상황으로 한계가 있다”며 “물가, 인건비 인상이 지속되고 있는 데도 대학 등록금은 10년 넘게 동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강대는 13년만에 학부 등록금 4.85%, 국민대는 17년만에 4.97%의 인상을 결정했으며, 고려대와 연세대는 5.49% 인상을 검토 중이다.
박영문 기자 etouch84@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