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원식 국회의장이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 가결 의결정족수에 대한 설명(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을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2024.12.27 사진=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 가결 의결정족수에 대한 설명(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을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2024.12.27 사진=연합뉴스.

탄핵 정국의 장기화로 경제가 나락으로 빠지고 있는데도 여야 정치권은 서로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다. 환율은 오르고, 주가지수는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한때 1485원까지 치솟았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16일(14880원) 이후 15년만이다. 코스피 2400선도 무너졌다. 우리나라는 무역으로 먹고산다. 수출·입 기업들은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1500만명이 넘는 국내 주식투자자들의 피해는 막심하다.

이런 급박한 상황을 정치권만 모르는가 보다. 매월 1300만원이 넘는 세비를 꼬박꼬박 챙기는 국회의원들이다. 경제 불안을 두고 여야는 27일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추진으로 경제 불안이 가중됐다는 주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여당이 사실상 동조한 내란상태의 지속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입장이다. 국가적 위기임에도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니 대외 신인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환율, 주식, 수출, 외국 기업유치 등이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종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내년 1월 BSI 전망치가 84.6으로 나왔다. BSI가 기준치인 100보다 낮으면 경기가 부정적인 것을 의미한다. 한국공인회계사회 회계정책연구원도 내년 상반기 체감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경기실사지수(CPA BSI)가 68로 100에 한참 못 미쳤다. 이는 경기 악화를 의미한다. 경기회복 지연, 내수회복 부진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어디를 봐도 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분석은 없다. 이런 와중에 여야가 머리를 맞대기는커녕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27일 물가안정·서민부담 완화에 11조6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예산 59조원 중 36조원 이상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나마 선제적 조처로 보인다. 우리 경제가 이대로 곤두박질처선 안 된다. 경제위기 극복, 민생 회복의 길은 요원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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