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경기 침체에 탄핵정국 맞물려
“지역화폐 소상공인에 도움… 확대를”

연말을 맞은 26일 청주 성안길 거리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용민 기자
연말을 맞은 26일 청주 성안길 거리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용민 기자

[충청투데이 이용민 기자] 지역 상점가에 연말연시 분위기가 실종됐다. 거리마다 흥겹게 퍼지던 캐럴도 좀처럼 듣기 어렵다. 상인들은 침체된 경기가 내년 설까지 이어질까봐 걱정하며 지역화폐 확대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전통시장 같은 경우 식어버린 연말특수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26일 이명훈 충북상인연합회장은 "시국도 그렇고 여러 가지가 복합돼서 지금 워낙 내수 경기가 안 좋다"면서 "작든 크든 그 식당이나 제조하시는 분들이 재료를 가져다 쓰고 하는데 거기가 위축이 되니까 사람들이 시장에 나오질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창시장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그는 불경기 속 지역화폐가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그는 "손님들이 와서 청주페이를 많이 쓴다. 지금 아주 고물가이다 보니까 30만원이면 너무 적고 50만원, 70만원 이렇게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 지역에는 청주페이, 충주사랑상품권(카드), 제천화폐 모아 등 다양한 지역화폐가 쓰이고 있다. 이중 청주페이는 올해 들어 지난 25일까지 3325억 9783만 3860원이 사용될 정도로 활성화돼 있다.

지역화폐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2023년 충청북도사회조사 자료에서도 알 수 있다. 지역화폐 사용이유를 묻는 조사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는 응답비율이 36.0%로 가장 많았다. ‘수당 및 지원금 등 지급받는 것이 많아서’ 31.0%, ‘할인 등 혜택이 만족스러워서’ 28.6% 등이 뒤를 이었다.

상인들도 온라인쇼핑이나 대형유통시설 등과 가격 경쟁 측면에서 지역화폐가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지역화폐는 지자체 자체 사업으로 출발했지만 2018년부터 중앙정부 재원이 투입됐다. 이후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2021년 지원 예산이 1조 2522억원까지 확대됐다. 윤석열 정부 들어선 해마다 줄어들다가 내년 예산에선 아예 빠졌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초 추가경정예산안에 2조원 편성을 주장하고 있어 예산이 되살아날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

계엄 사태 이후 침체의 골이 깊어진 골목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화폐 발행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진천군은 한시적으로 진천사랑상품권 구매할인율을 8%에서 10%로 상향 조정했고 설 연휴가 있는 내년 1월에는 1인당 월 구매 한도를 현행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선 시군만의 예산만으로는 지역경제에 온기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

홍경표 청주성안길상인회장은 "지역화폐가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건 확실하다"면서 "내년 지역화폐 정부예산이 깎였는데 추경이든 해서 다시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민 기자 lympu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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