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정상 잇단 방한 연기·무산
불안한 정세에 공급 계약 빨간불
지역 방산업체 2만 368곳 달해
“빨리 혼란한 분위기 수습되길”

수출 컨테이너. 사진=연합뉴스 제공
수출 컨테이너. 사진=연합뉴스 제공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탄핵정국 여파로 장기간 국정 공백이 예상되면서 충청권 방산업계에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방산 수출은 정부 간 계약 성격이 강한데 국정 동력이 상실되면서 해외 정상의 방한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거나 무산되면서 공급 계약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11일 지역 방산업계에 따르면 앞서 방한한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은 한국형 기동헬기 생산 현장을 시찰하려 했지만 이를 취소하고 조기 귀국했다.

한국과 스웨덴의 주요 방산 기업들의 교류도 예정된 스웨덴 총리의 방한 역시 연기됐다.

최근 국내 방산업체들의 수출이 크게 늘면서 해외에서 국내 방산시장과의 스킨십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근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 정국에 접어들면서 대외 신뢰도가 추락하자 방산업계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방산 수출은 통상 정부 간 거래로 이뤄져 정부가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수주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충청권 방산업계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방위산업체 2만 368곳(2021년 기준) 중 충청권에서는 대전 898곳(4.4%), 충북 733곳(3.5%), 충남 680곳(3.3%), 세종 84곳(0.4%)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에는 LIG 넥스원 연구소(대전 하우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연구소(대전 R&D 캠퍼스), 풍산 연구소(기술연구원) 등 국방 관련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지역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방산 관련 규제도 풀리고 수출도 늘면서 업황이 개선될 기대감이 커졌는데 계엄과 탄핵이란 돌발 변수로 분위기가 급 반전됐다”며 “장기화될수록 업계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라 하루빨리 혼란한 분위기가 수습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방산업계의 불안감이 커지자 정부는 서둘러 진화에 나서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최근 설명자료를 통해 “해외방산협력활동은 국내상황과 관계없이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며, 주요 국가와도 평상시와 같이 협력 활동을 진행 중이다”며 “최근 주요 방산협력국가를 대상으로 ‘방산협력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것이며, 국내 방산업체들의 활동도 평상시와 다름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서한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계획된 방산수출을 포함한 해외정부와의 협력일정도 정상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