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어지러운 시국 더해져
연말 특수 사라진 식당가 ‘한숨만’
“체감은 코로나때보다 더 힘들어”

 한 음식점에 붙은 송년 예약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한 음식점에 붙은 송년 예약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이용민 기자] "비상계엄이 떨어진 다음날(4일) 저녁 손님을 한 테이블도 받지 못했다. 두어시간 기다리다가 가망이 없어보여 문 닫고 들어갔다."

청주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의 하소연이다.

그는 "가뜩이나 요즘 손님도 없고 그나마 연말 송년회 장사라도 기대하고 있었는데 다 튼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비상계엄은 짧은 시간에 해제됐지만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일부터 주말까지 송년회로 음식점들이 북적댈 시기지만 가게마다 빈 테이블이 많았다. 특히 도청과 시청 등 공공기관 주변 상권은 눈에 띄게 손님이 줄었다.

공공기관마다 연말 음주운전을 하지 말라는 당부가 있기도 했지만 계엄 사태 후 부서 회식조차 취소하는 분위기다.

최근 몇년간 우리 국민의 술소비량은 점점 줄고 있다.

국세통계연보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요 주류 총 출고량은 2012년 363만 4218㎘에서 2022년 336만 3211㎘로 7.5% 줄었다. 20세 이상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2012년 9.777ℓ에서 2022년 8.436ℓ로 13.7% 감소했다. 이와 맞물려 음주운전 교통사고 발생건수와 사망자수는 2012년 2만 9093건, 815명에서 2022년 1만 5059건 214명으로 급감하는 추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음주회식을 아예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1차에서 끝내는 문화가 확산됐고 최근에는 점심 회식으로 갈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여기에 계엄 사태까지 겹치면서 연말 식당가는 한숨만 나오고 있다.

유용상 한국외식업중앙회 청주시상당구지부 사무국장은 "이번 일 때문에 전국적으로 예약은 거의 다 취소된다는데 여기(청주)도 마찬가지"라며 "체감적으로는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유 국장은 "코로나 때는 시간과 인원 제한이 있었지만 그래도 손님이 있었고 정부 지원금이라도 받았다"며 "지금은 다들 막막한 심정"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주택가 주변 음식판매를 위주로 한 식당에는 큰 영향이 없어 보인다.

한 음식점주는 "우리는 가게도 작아 원래 회식하는 곳도 아니고 술집이라기보다 밥집이라 별 차이가 없다. 다만 식사를 하러 오신 손님들이 갑론을박하며 술을 마시는 일이 많아 주류 매출이 좀 올랐다"고 말했다. 이용민 기자 lympu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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