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석열 대통령의 한밤 긴급 비상계엄 선포로 가뜩이나 침체를 겪고 있는 우리 경제가 대혼란에 빠졌다. 초유의 비상계엄은 2시간 만에 종료됐지만 후폭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상계엄 선포는 악재임이 분명하다. 국내 대기업들은 물론 지역 업체들은 비상계엄이 미칠 향후 영향을 예의주시하며 대책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외환, 주식, 코인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원 달러 환율은 한때 1430원까지 치솟았고, 4일 코스피·코스탁은 장중 2%대 하락을 기록했다. 코인가격도 곤두박질쳤다. 전문가들은 단기적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외국 투자자들이 주식 매도로 돌아섰다고 한다. 우리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주식시장이 휘청거릴 수 있다. 1400만명에 달하는 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등이 자국민에게 한국 여행에 주의하라는 경보를 내렸다. 우리나라가 졸지에 여행 위험국가로 전락한 것이다. 여행사는 물론 주로 외국 여행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업종의 타격이 예상된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대외신인도 실추와 국내정세 불안 속에 외국기업들이 선뜻 투자에 나설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긴축기조로 나서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는다.
대내외 경제 불안 요소를 신속히 해소하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다. 본보가 시민들의 목소리를 청취한 결과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아야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금융당국은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모든 가능한 금융·외환 안정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공급으로 이어져야 한다. 국민들은 동요하지 말고 각자의 위치에서 생업에 종사해주기 바란다. 비상계엄에 따른 피해를 조속히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