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돈서 前 석송초등학교 교장

글로벌 베스트셀러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으로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사상가의 반열에 오른 유발 하라리 교수가 얼마 전에 신작을 세상에 선보였다. 제목은 ‘넥서스’다. 넥서스란 사전적으로는 ‘결합’, ‘연결’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유발 하라리 교수의 신작 ‘넥서스‘는 ‘압도적 통찰로 AI 혁명의 의미와 본질을 꿰뚫어 보고 인류에게 남은 기회를 냉철하게 성찰하는 책’이라는 서평을 얻었다.

유발 하라리 교수는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AI는 이전 정보 기술과 무엇이 다르고, 왜 위험할까? 그는 AI가 지금까지의 정보 기술과는 달리 스스로 결정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성할 수 있는 능동적인 행위자며, 이 점이 ‘AI 혁명의 본질’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AI 혁명의 초기 단계인 지금, 컴퓨터는 이미 인간의 통제와 이해를 벗어나 사회, 문화, 역사를 주도적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인간보다 강력한 구성원이 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둘째, 생태적 붕괴와 국제정치적 긴장에 이어 친구인지 적인지 모를 AI 혁명까지, 인간 본성의 어떤 부분이 우리를 자기 파괴의 길로 내모는 것일까? 그는 원인이 우리의 본성이 아니라 ‘정보 네트워크’에 있다고 주장한다. 인류가 대규모로 협력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성해내면서 엄청난 힘을 가지게 되었지만, 지혜를 만들어내지는 못했기에 오늘날의 실존적 위기를 자초했다고 본다. 셋째, 멸종을 향해 달려가는 가장 영리한 동물, 우리 사피엔스는 생존과 번영의 길을 찾을 수 있을까?

그는 "민주주의 국가는 정보 시장을 규제할 수 있으며, 민주주의의 생존 자체가 이런 규제에 달려 있다"고 말하면서, 변화 가능성을 토대로 한 ‘현실주의’를 바탕으로 조심스럽게 미래를 희망적으로 보는 것 같다.

비인간 지능이 우리의 존재를 위협하는 것이 지구의 실제 상황이다. 이러한 비상 상황 속에서 그동안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부하던 인류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 위기 상황을 타개할 대책을 과연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길은 두 곳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하나는 정치요, 다른 하나는 교육이다.

단기적으로는 인류가 정치력을 발휘하여 제도적 자정장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미 선진국 중에서 이런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그들은 디지털 혹은 AI 기본법을 만들어냈고 시행 중이다. 우리나라도 국회에서 논의 중이지만 아직은 미비된 상황이다. AI 기본법을 속히 국회에서 통과시키길 촉구한다.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교육을 통하여 AI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윤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그 부정적인 영향력이 막대한 만큼 사회적 합의를 거쳐 청소년에 대한 규제를 적절하게 해야 한다.

요즘 학교 현장에서는 ‘디지털 교과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도입 찬성 의견 보다는 현재 너무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도입을 서두르는 것은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비판이 더욱 큰 것 같다. 본래 새로운 교과서의 도입은 충분한 시범 운영과 수정 과정을 거쳐야 시행착오가 적은 법인데 너무 서두른 감이 있다. 현장의 지혜로운 적용(適用)이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AI혁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첨단 디지털 교육’과 함께 ‘전통적인 문예체(文藝體) 교육’을 함께 조화롭게 교육과정에 융합해 인간성(人間性)·지(知)·정(情)·의(意)에 기반한 ‘주인공(主人公)’을 길러내는 교육을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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