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대전 유성구의회 의장
우순풍조(雨順風調)라는 말이 있다.
비가 때맞춰 알맞게 내리고, 바람이 고르게 분다는 뜻이다.
자연환경에 절대적으로 의지하며 농사를 짓던 우리 조상들은 기후와 계절의 변화를 세심하게 관찰하면서 한 해 농사를 지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우불순풍불조(雨不順風不調)를 넘어 기상이변, 나아가 기후위기라는 심각한 문제에 마주했다.
날이 갈수록 심각성이 더 악화될 뿐, 나아질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기후위기로 가장 직격탄을 맞은 분야 중 하나가 바로 ‘농업’이다. 가뭄과 폭우를 비롯해 병해충이 증가하고 작물생산성이 급격하게 저하되면서 농민들 역시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날이 필요성이 부각되며 유망한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것, 지속 가능한 농업으로 탄소중립과 생태계 보존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스마트농업’이다.
스마트농업은 최신 기술을 활용해 농업 생산성을 극대화하며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도입한 첨단 농업방식이다.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활용해 농작물의 생육환경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적절한 시점에 최적의 조치를 취하는 접근방식을 골자로 한다.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한 농업관리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센서와 드론을 사용해 토양 상태와 기후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게 되면 농민들은 보다 정확한 예측을 통해 효율적인 농사 설계가 가능해진다. 또한 필요한 만큼의 물과 비료를 사용하면서 자원 낭비도 줄일 수 있는 정밀 농업도 가능하니, 그야말로 효과가 상당하다.
자연이 주는 고유한 리듬과 계절의 변화를 의미하는 ‘제철’이라는 말이 퇴색되다 못해 무색한 날들이다.
어제는 갑자기 더워져서 선풍기를 켰는데, 오늘은 너무 추워서 옷을 꽁꽁 여몄다. 제철 옷이 무엇인지, 제철 채소는 무엇인지 혼란스러울 정도다. 그러나 제아무리 제철 농사가 힘들어진다 한들 우리는 농업이 나아갈 길을 계속해서 찾아야만 한다.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 산업이 농업이라면, 기술은 문제 해결의 열쇠라 하지 않았던가. 결국, 농업의 비전은 과거의 지혜와 현대의 기술이 결합된 형태에서 찾아야 한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우순풍조(雨順風調)의 흐름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농사를 지었던 것처럼, 이제는 혁신과 자연이 어우러진 스마트농업에서 해법을 찾아 새로운 농업 시대를 열어갈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