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나시티즌이 24일 올해 마지막 경기를 치루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화이글스도 스토브리그에 FA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내년 시즌을 위한 담금질에 이미 돌입한 상태다. 하나시티즌, 한화이글스 모두 올해의 행보는 다르면서도 비슷하다. 구단들은 투자에 인색할 수 밖에 없다. 투자가 곧 효과로 증명되기 만무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두 구단 모두 투자에 인색하지 않았다. 지역민들과 팬들의 기대를 우선시 했기에 그렇다. 올해가 더욱 그렇다.
하나시티즌은 시즌 초 11경기 동안 2승 4무 5패로, 팀 순위는 최하위였다. 급기야 이민성 전 대전하나 감독이 5월 21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후의 행보는 실망이 아닌 기대를 갖게 하기 충분했다. 하나시티즌의 초대 감독이자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으로 이끌었던 황선홍 감독을 다시 중용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국가대표 측면 수비수 김문환을 영입하는 등 대대적인 선수 보강에 나서며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같은 노력은 시즌 막판 강등 위기로 몰렸지만 뒷심을 발휘하며 최종 12승 12무 14패 8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더 이상 강등은 없다는 지역 팬들의 염원에 응답하기라도 하듯 말이다. 한화이글스도 마찬가지다. 올 시즌 들어가기 전에 류현진을 복귀 시킨데 이어 FA로 안치홍을 영입하면서 지역 팬들의 기대에 화답했다. 초반 7승 1패로 거침없는 질주를 하는가 싶더니 이도 잠시 날개가 꺾이며 1위 였던 팀순위는 최하위까지 추락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지역 팬들의 응원 목소리는 좀처럼 작아지지 않았다. 이에 응답하듯 명장 김경문 감독을 선임한데 이어 손실을 감수하면서 까지 용병을 교체, 시즌 막판까지 5강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결국 시즌은 아쉬운 성적으로 종료됐지만 스토브리그에서 한화이글스의 행보는 남다르다. FA로 엄상백과 심우준을 잡으면서 타 구단들과 다른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두 구단 모두 지역민들과 팬들의 외침에 곧바로 응답한 것이 비슷하다. 내년도에도 지역민들과 팬들은 시티즌, 이글스를 성적과 관계없이 응원할 것이다. 올해처럼 구단들이 지역민들과 팬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인다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제는 욕심낼 때가 됐다. 내년에는 우승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