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초 11㎞ 자전거길 수학여행 화제
세종장영실고 ‘교직원·학부모’초대행사
서이초 사건 후 단절된 교육공동체 연결

세종시 미르초등학교의 금강 자전거길 종주 수학여행 모습. 사진=세종시교육청 제공
세종시 미르초등학교의 금강 자전거길 종주 수학여행 모습. 사진=세종시교육청 제공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2024년 세종시교육청의 학교자치가 빛을 발한 순간은 언제였을까.

세종 일선 학교들이 자율권을 통해 수많은 창의적 프로그램을 선보인 가운데, 교육공동체는 한 편의 감동 실화였던 ‘미르초 금강 자전거길 수학여행’이 단연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학생·학부모·교사가 하나 되어 110명의 학생이 113㎞에 달하는 금강 자전거길을 종주한 특별한 수학여행은 교육계에 큰 울림을 안겼다. 여행을 마친지 한 달이 지났지만, 세종 학부모들 사이에선 ‘미르초의 대담한 도전’이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미르초의 수학여행 스토리를 되짚어보면, 이 학교는 지난 10월 15일부터 17일까지 2박 3일간 6학년 학생 110명을 대상으로 금강 자전거길을 종주하는 수학여행을 펼쳤다.

금강과 맞닿은 미르초는 지리적 특성을 감안해 평소 다양한 교육활동을 펼쳐왔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자전거 여행 꿈을 실현하기 위해 여행이 기획됐다. 학생들은 지난 4월부터 호수공원, 부강면 일대, 공주 석장리박물관, 대청댐 등 5회에 걸친 교육과정 내 자전거 연습을 통해 수학여행을 착실히 준비했다.

2박 3일간 전북 군산까지 총거리가 113㎞에 달하는 자전거길을 종주하며, 학생들은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안게됐다. 교육계에서는 교육공동체가 함께 일군 ‘열린 교육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갈채를 보내고 있다.

세종 직업계고에서 펼쳐진 다양한 학생자치 활동도 재조명되고 있다.

세종장영실고는 지난 10월 학생들이 직접 기획·운영한 ‘외식조리과 구름판 프로젝트 팝업 레스토랑’과 ‘뷰티미용과 프로젝트수업 발표회 미로(美路)’의 대향연을 펼쳤다.

팝업 레스토랑 행사를 통해선 학생들이 일류 호텔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양식 7코스 요리’를 교직원들에게 선보였다. 미로 발표회에서는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를 초대해 ‘맘마미아’, ‘명성황후’, ‘라라랜드’, ‘캣츠’ 속 등장인물의 의상, 헤어스타일링, 캐릭터 메이크업, 무대연출 재현하면서 한 편의 감동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올 한해 세종 일선 학교에서 진행된 자치활동이 주목받는 이유로 따로 있다. ‘서이초 사건’ 이후 학교와 학부모간 불신이 깊어지면서 ‘단절의 장벽’이 세워진게 안타까운 현실. 지금도 일부 학교들은 현장체험학습을 없애고, 심지어 참관수업 및 학부모 상담까지 사라졌다. 일년 내내 자녀를 맡긴 담임 교사의 얼굴을 마주하지 못하는 학부모도 있다.

단절의 시대, 세종시교육청은 혁신을 통한 자치학교를 무대로 희망의 빛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 2015년 출발한 세종 혁신학교는 수년간의 노하우를 쌓으면서 학생·교사·학부모 3주체 참여로 교육과정과 학교운영을 결정해 나가는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학교자치를 줄곧 강조하는 최교진 교육감은 “자치학교의 튼튼한 민주적 학교 문화는 학교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학생이 중심이 되는 창의적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강조했다.

세종 학부모들은 ‘미르초의 감동 실화’에 이은 또 다른 감동 스토리 후속편을 기대하고 있다.

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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