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산업 반도체·이차전지 영향 불가피… 불확실성 가장 큰 변수

충북 경제자유구역 전경 [충북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충북 경제자유구역 전경 [충북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충청투데이 이용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가 확정되면서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제조업과 수출 의존도가 높은 충북 지역 경제도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에 따라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7일 최상천 청주상공회의소 본부장은 충청투데이와 통화에서 "충북은 제조업 비중이 전국보다 높은 편이다. 또 중소 제조업들의 중국 수출입 비중이 높아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압박이 강해지면 간접적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이차전지는 직접적으로 타격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충북은 2010년대 들어 제조업 중심 구조가 강화됐다. 부가가치 기준 광제조업 비중이 2009년 38.5%에서 2019년 49.9%로 확대된 데 이어 2020년에는 51.1%로 절반을 넘어섰다. 같은해 전국의 광제조업 비중은 28.9% 수준이었다.

제조업의 경우 대부분 수출 위주 기업들이다. 충북 수출은 지난 9월 21억 1500만 달러 등 매달 20억 달러 이상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중 반도체와 이차전지 비중이 두드러진다.

SK하이닉스와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 등 반도체와 이차전지 기업들이 포진한 충북경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풍향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청주 사업장 직원이 8000명 이상이다. 협력업체 직원까지 1만명 이상이 청주산단에서 일하고 후방 산업까지 파급효과가 커 충북경제에서 중대한 비중을 차지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 내 반도체 제조·시설 투자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칩스법’을 비판해왔다.

보조금을 줘 공장을 유치할 게 아니라 관세 장벽을 세워 외국 기업들이 알아서 공장을 짓도록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청주에 주요 사업장을 둔 SK하이닉스도 4억 5000만 달러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받기로 돼 있는데 불확실성이 커졌다.

최 본부장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확고한 시행 중이라 이차전지 타격은 없을 거라고는 하는데, 트럼프가 혜택을 돌려받으려고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반도체도 칩스법 향방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충북은 중국 수출비중이 높고 미중이 경제전쟁을 하면 공급망에 있는 국내 중소기업이 타격 받는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9월 기준 충북 수출의 24.11%를 차지하는 상대국이다. 반도체 수출로 대만(5억 5900만달러, 25.96%)에 1위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여전히 수출액 규모 5억 1900만달러로 충북 경제 부침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 촉발된 미중 무역전쟁이 재집권과 함께 격화되면 한국 기업들은 고래 사이에 끼인 새우 신세가 될 수 있다. 미국은 충북이 수출 상대국 3위 국가로 9월 기준 3억 2600만달러(15.15%) 실적을 기록했다.

가장 어려운 점은 불확실성이다. 트럼프가 신념을 견지해나가는 정치인보다는 실리에 따라 180도 태도를 바꿀 수 있는 비즈니스맨의 성향이 강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산업은 장기적인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해 ‘예측하기 어려운’ 트럼프의 귀환이 어려운 숙제가 될 수 있다.

트럼프의 강력한 중국 봉쇄 정책으로 반도체 및 반도체 전방산업 내 중국 기업의 위축은 국내 기업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미국이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는 강국이지만 첨단 반도체 제조는 한국, 대만 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과점하고 있어, 중국 봉쇄 전략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이들 국가와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이차전지 역시 부정적 전망만 나오는 건 아니다. NH투자증권은 7일 트럼프 당선인이 인플레이션감축법 체제를 바꿀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 LG에너지솔루션을 최선호 종목으로 꼽았다.

이용민 기자 lympu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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