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종시가 당초 2026년 봄 개최를 목표로 추진했던 정원도시박람회(정원박람회)를 같은 해 가을 열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세종시는 정원박람회의 봄 개최에 맞춰 예산을 확보했지만 시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무산위기에 처했다. 세종시가 정원박람회 개최 날짜를 봄에서 가을로 늦춘 건 어떻게든지 정원박람회를 살리기 위해서다. 최민호 시장은 시의회의 예산통과를 촉구하며 1주일간 단식을 벌이기도 했다. 정원박람회는 최민호 시장의 공약사항이다.
세종시가 의회에 제출한 정원박람회 예산은 약 65억원이다. 여기에 정원박람회의 국제행사 승인으로 국비 77억원이 내년 정부예산안에 반영됐다. 정원박람회 무산 시 애써 마련한 국비반영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국비를 염출한 사업이 의회에 발목이 잡혀 수포로 돌아간 적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 세종시의회의 정치지형과 무관치 않다. 세종시의회는 민주당 소속 13명, 국민의힘 소속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최 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예산 삭감 이유로 수익 창출 구조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를 꼽는다. 반면 세종시는 국내외에서 180만명이 정원박람회를 찾아 생산유발 효과 3910억원, 부가가치유발 효과 1431억원, 고용유발 효과 3364명을 기대하고 있다. 40만명이 채 되지 않는 세종시의 인구를 감안하면 이만한 효자도 없다.
관건은 역시 정원박람회 예산의 시의회 통과 여부다. 최 시장은 최근 시의회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시의회 의장과 의원들을 만나 정원박람회 가을 개최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화훼 농가, 종교계, 시민단체들과도 교류하는 모습이 눈에 띄게 늘었다. 오는 11일부터 세종시의회 정례회가 열린다. 국회는 4일부터 각 상임위원회별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의에 들어간다. 세종시가 정원박람회 예산을 확보해야 국비 77억원을 따올 수 있다. 관가에서는 시의회가 이번에도 예산을 삭감하기엔 부담이 따를 것이라는 애기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