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이 17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충북도청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0.17 사진=연합뉴스.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이 17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충북도청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0.17 사진=연합뉴스. 

국정감사는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한 조사를 하는 것으로, 정부를 비롯해 일선 광역단체의 행정 전반에 대한 면밀한 점검과 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토록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17일 열린 충북도의 국감도 이같은 본질적 취지에서 임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이날 열린 충북도 국감은 한 마디로 ‘하나마나 한 국감’이란 비판을 면키 어렵다. 이번 국감에서 핵심은 지난해 발생했던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와 관련된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내용은 거의 없이 지난해 지적됐던 대응 부실 논란과 김영환 충북지사의 당시 행적에 대한 정치적 공세 뿐이었다. 많은 언론과 사회단체 차원에서 제기되고 지적된 문제들을 ‘재방송’한 것에 불과하다. 지난해 9월 국감에서 김 지사를 출석시켜 한 질문들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송참사를 둘러싸고 그동안 국회 내부적으로도 많은 비판과 문제 제기가 있었던 만큼 이번 국감에선 더욱 구체적이고 타격감있는 질문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새롭게 드러난 문제점은 전혀 없이 기존 드러난 사안들에 대한 재탕 수준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감 준비를 위해 국회가 요청한 수많은 자료 준비를 위해 불필요한 행정력만 낭비된 꼴이다. 적어도 국감에 임하는 국회의원들은 그들이 요청한 자료들을 통해 충북도정에 대한 전반적인 현황을 파악하고, 어떤 문제점들이 있는지 면밀히 분석해 시정을 요구하는 책임감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번 국감에 임한 국회의원들은 아무런 준비도, 충북도정에 대한 면밀한 검토도 없이 이미 다 알고 있어 전혀 새로울 것도 없는 질문을 앞세워 윽박만 지르다 떠났다.

이런 국감을 왜 하는지 모를 일이다. 이런 국감을 하는 국회의원들은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가. 당리당략과 정치논리만 앞세워 한 편에선 목소리만 높이고 다른 한 편에선 감싸기만 하는 정치국감, 새로울 것 하나 없는 재탕·맹탕 국감만 할 바엔 아예 국감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행정에 대한 비판에 앞서 국회의원들 스스로 자신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고 있는지, 자질과 능력을 갖췄는지 통렬한 자성이 선행돼야 하는 당위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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