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 치안 책임자로 강한 사명감 느껴
치안 협력단체들과 소통·협업 강화
경찰서 서로 가까이 있어 시너지 ↑
신·변종 사기 수법, 예방요령 적극 홍보
전국 최초 디지털 성범죄 카드뉴스 배포
‘스팟 이동식 단속’으로 음주운전 대응
딥페이크·전세사기 등 엄정 대응할 것
사후대응 아닌 예방치안으로 운영 목표
대전시민과 소통하며 안전망 구축 약속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3560여명의 대전경찰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올해 8월 취임한 황창선 대전경찰청장의 조직 운영 철학이다. 경찰이 행복하면 자연스레 시민들을 만나 따뜻한 경찰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소신이다. 황 청장은 유관기관과 협업 강화를 통해 전세사기, 음주운전, 딥페이크 범죄 등을 척결하며 시민이 안전한 대전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충청투데이는 ‘제79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황 청장을 만나 79년을 한결같이 대전시민과 함께해 온 대전경찰의 오늘과 내일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취임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소감은?
"지난 8월 16일, 제21대 대전경찰청장으로 취임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개월이 지났다. 대전에서의 근무 경험은 없었지만 처음 내려왔을 때부터 도시 전체가 깨끗하게 정돈돼 좋은 인상을 받았고 모든 분들의 따뜻한 환대 덕분에 잘 적응하고 있다. 대전경찰청장으로 부임하기 전 경찰청에서 기획조정관·치안상황관리관 등을 거쳤는데 경찰청에서는 치안 현장과 조직 운영에 필요한 정책들을 수립해 추진했다면 이제는 대전 치안의 책임자로서 경찰청에서 수립한 정책들을 치안 현장에 안착시키며 안전한 대전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이를 위해 시민 여러분은 물론 대전시·대전자치경찰위원회 등 여러 치안 협력단체들과 소통·협업을 강화해 나가고 있고 수준 높은 시민의식을 지닌 대전시민들과 치안 현장에서 언제나 묵묵히 소임을 다해주시는 대전경찰 동료들 덕분에 대전 치안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려 대전시민, 대전경찰 동료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최근 경찰서 등 현장 방문에 나섰는데 타 시·도와 비교한 대전 치안 특성은?
"지난달 초순, 취임 후 빠른 시일 내 치안 현장을 찾았다. 경찰서뿐 아니라 중부경찰서 신축 현장, 형사기동대·기동순찰대 등 신설 부서, 기동대·특공대, 중심지역관서 등 다양한 곳을 방문해 직원들을 만나 뵙고 진솔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현장 방문과 더불어 0시 축제, 을지연습, 집중호우 대비 근무 등 굵직한 현안들을 함께 하면서 대전경찰의 역량이 어느 시·도경찰청보다 뛰어나며 잘하고 있다고 느꼈다. 대전은 6개 경찰서가 근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업무 추진 시 부서 간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고 치안 역량을 하나로 모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갖고 있다. 또 모든 경찰서가 도심권에 있어 도시와 농촌이 혼재된 도 단위 경찰청과는 달리 일관되고 균질한 치안정책을 펼칠 수 있다. 다만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1인 가구·다가구주택 비율로 1인 가구 대상 범죄나 전세사기에 다소 취약한 부분이 있는데 시경찰청과 경찰서의 수사력을 집중하고 관계기관과 협업을 강화해 전세사기 척결 및 피해 회복에 계속해서 힘쓰고 있다. 앞으로 대전경찰의 강점은 계속 발전시켜나가면서 지역 특성에 맞는 경찰 활동을 통해 시민들이 안전을 지켜나가겠다."
-취임 당시 신종 사기범죄에 대한 엄정 수사를 강조했다.
"금융·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라 다수 피해자를 상대로 손쉽게 행해지는 △투자리딩방 사기 △연애 빙자 사기 △스미싱 등 신종 사기범죄가 대전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3월부터 기존 7대 악성사기를 투자리딩방 사기 등 조직적 신종 사기를 포함해 10대 악성사기로 재편하고 시경찰청 수사부장 주재 TF를 운영하는 등 특별단속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신종사기의 경우 접수 초기부터 신속히 범행단서를 확보·분석 후 사안에 따라 집중·병합 수사지휘 혹은 시경찰청 전담수사팀으로 이관해 수사하고 있다. 사기범죄는 사후 검거보다 예방이 중요하므로 대전시민들에게 신·변종 사기 수법과 예방요령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범죄수익추적수사팀을 중심으로 피해금에 대한 적극적인 범죄수익 추적과 철저한 보전 조치로 범행동기를 제거, 실질적 피해 회복으로 시민들의 소중한 재산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최근 전국적으로 딥페이크 범죄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최근 딥페이크 성착취물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고 대전에서도 피해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경찰청에서는 딥페이크 성착취물 근절을 위해 지난 8월 28일부터 내년 3월 말까지 ‘허위영상물 범죄 집중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대전경찰에서도 고도의 수사기법과 추적 기술이 필요한 딥페이크 성착취물 범죄 특성을 감안해 시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전담 TF를 편성, 집중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사건상담 시 피해자가 대부분 여성이기에 여성 경찰관들이 상담을 전담하며 피해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고도화되는 디지털 성범죄 범행 수법에 대응해 위장수사를 적극 활용하고 해외 주요국 및 글로벌 IT 기업과 사이버 국제 공조망을 구축하는 등 범인 검거와 피해 예방에 힘쓰고 있다. 또 전국 최초로 ‘디지털 성범죄 예방 카드 뉴스’를 제작해 관내 모든 학교에 발 빠르게 배포했고 교육청과 협업해 이달 말까지 중·고등학교와 초등학교 고학년 대상으로 학교전담경찰관(SPO) 특별 범죄 예방 교육을 진행 중이다. 가시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난달부터 유관기관과 함께 관내 학교들을 순회하며 디지털 성범죄 예방 등굣길 캠페인을 펼치는 등 예방교육과 홍보활동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범률이 높은 음주운전 사고 예방 및 대응책은?
"최근 5년간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대전의 음주 교통사고는 감소추세에 있으나 사망자 수와 재범률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대전경찰에서는 시경찰청 주관으로 교통경찰을 최대한 배치해 대대적이고 가시적인 음주단속을 주기적으로 실시함과 동시에 각 경찰서 자체 음주단속도 상시 실시하고 있다. 특히 주·야간을 불문하고 단속장소를 계속 옮겨가는 ‘스팟 이동식 단속’을 통해 "음주운전은 언제 어디서든 단속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음주운전을 예방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고 상습 음주운전 등 악성 위반자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차량압수를 통해 음주운전 재범의지를 차단하고 있다. 이밖에 대전시·대전교육청·모범운전자회·녹색어머니회를 비롯한 여러 유관기관·단체와 함께 음주운전 예방 캠페인을 개최하는 등 다각적인 홍보와 교육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오는 25일부터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해 음주운전 방지장치 부착을 의무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될 예정으로 음주운전 재범 예방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 대전경찰 운영 목표와 방향은?
"대전경찰청장으로 취임하면서 대전시민들께 ‘책임을 다하는 국민의 경찰’이 되겠다는 약속을 드렸고 내부적으로는 ‘행복한 대전경찰’, 시민들에게 ‘따뜻한 대전경찰’이 되고자 한다. 직장생활 속 하루하루 작은 행복이 쌓여 커다란 행복이 될 수 있도록 서로 관심을 갖고 배려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고 이러한 내부의 행복이 시민들에게는 따뜻한 경찰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해 대전의 안전을 지켜나가는 책임을 다하겠다. 각종 범죄와 사고로부터 안전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경찰 활동의 방향성을 사후 대응이 아닌 예방 치안으로 전환하겠다. 올해 초 신설된 기동순찰대·형사기동대를 중심으로 광역화·조직화 되는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시민들과의 접촉·소통을 활성화해 일상을 위협하는 불안 요인을 한발 앞서 제거하고 지역 공동체와 치안 인프라를 공유하며 경험과 지혜를 하나로 모아 두터운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겠다. 아울러 법과 상식, 원칙이 통용되는 공정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불공정과 비리에 대해 흔들림 없는 법집행을 하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신종 사기범죄와 딥페이크 범죄 및 우리 지역의 현안인 전세사기 등에 엄정하게 대응해 나가겠다."
-마지막으로 대전시민과 ‘경찰의 날’을 맞이한 대전경찰에게 하고 싶은 말은?
"79년이란 긴 시간 동안 시민 곁에서 경찰조직이 성장해올 수 있었던 것은 한결같이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시는 시민들 덕분이다. 대전경찰은 앞으로도 ‘책임을 다하는 국민의 경찰’을 목표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며 시민의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시민 여러분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안전한 대전을 만들기 위해 경찰 활동에 적극 참여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며 변함없는 관심과 애정으로 대전경찰을 응원하고 지지해 주시기 바란다. 또 시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지키는 고귀한 사명을 다하고 있는 모든 대전경찰 구성원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치안 현장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당당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내부 직원분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담아 청취하며 청장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다시 한번 우리 대전경찰은 대전시민과 대전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리며 144만 대전시민과 3600여 대전경찰 모두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드린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