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철웅 대전시 체육건강국장

‘불행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그것의 깊이는 정할 수 있다’, 얼마 전에 읽은 책의 내용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나에게 찾아온 불행에 대해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을지는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말일 것이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 되돌릴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좀 더 냉정해지는 것, 그래서 불행의 몸집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불행은 나에게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 행복하게만 보이는 이웃들도 크고 작은 불행들을 저마다의 방법으로 이겨내고 있다는 것을 아는 순간 절망 속에 빠져있을 나에게 조금의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차가운 현실에 부딪쳤을 때 큰 고통과 자괴감을 느끼게 되며 이것이 자살충동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자살 위기상황 시 전화상담 효과가 커서 힘겨운 사연을 들어주면 자살률이 낮아진다는 보고가 많고 보건복지부에서는 올해부터 자살 예방 상담번호를 109로 통합해 24시간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야간 등 취약 시간대에 집중적인 인력 배치를 통해 자살 예방의 최전방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상담번호 109에 대한 인지도가 112나 119보다 낮아 우리 시에서는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내 마음을 살리는 109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119’와 같이 자살이 ‘구조가 필요한 긴급한 상황’이라는 사회적 인식개선을 위해 TV 방송 등 집중 언론보도, SNS 유명인사의 ‘109 릴레이 캠페인’등 다양한 홍보로 사각지대 없는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힘쓰고 있다.

또한 24시간 자살예방상담전화(109)외에도 정신건강 위기상담전화(1577-0199), 한국생명의 전화(1588-9191)를 함께 운영해 자살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고 자살시도자, 자살유족 등 고위험군을 집중관리하고, 병의원, 약국, 학원, 숙박업소, 가게, 대학가 카페 관계자들이 주변의 우울이나 자살징후를 잘 포착해서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연계할 수 있도록 정신건강 마음이음 협력기관을 꾸준히 발굴·관리하고 있다.

다만 우려스러운 사실은 대전의 1인 가구 비중이 전국 1위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인구주택총조사결과’에 따르면 대전의 1인 가구 비중이 전년대비 0.9%포인트 늘어난 39.4%로 서울(39.3%)을 제치고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는 전국 평균 35.5%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1인 가구의 경우, 사회적 고립,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정신적인 건강문제가 나타나기 쉽기 때문에 이웃의 소중한 삶을 지킬 수 있도록 사회 구성원의 공동의 노력과 시스템 개선, 공동체의 관심·회복 등을 강화해 생명존중 도시 대전을 만들기 위해 다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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