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50%p→3.25%p 하향 조정
물가상승률 안정·각종규제 강화로 둔화
금통위 "향후 3개월 간 금리유지 적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충청투데이 윤경식 기자] 2021년 8월부터 9차례의 금리인상을 거듭한 한국은행의 통화긴축 기조가 38개월 만에 전환기를 맞이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p에서 3.25%p로 하향 조정키로 했다.

이는 지난해 1월 결정된 기준금리 3.50%p를 21개월 만에 인하한 것.

이번 회의에서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6%대로 낮아졌고 근원물가상승률도 2%대로 둔화되면서 국내 물가상승률의 안정세가 한층 뚜렷해진 것으로 평가됐다.

여기에 금융시장 불안정의 요인으로 강조된 가계대출의 증가세도 정부의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도입, 시중은행의 대출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둔화세를 보여 통화긴축을 완화의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이와 함께 국내 경기는 수출부문의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내수부진의 해소가 더뎌 경제성장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도 금리인하를 결정하게 된 요인으로 꼽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2% 이하로 떨어진 상황으로 기준금리와 실질금리만 보면 상당히 높은 긴축 수준”이라며 “인플레이션이 떨어진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긴축 수준을 유지해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 금리인하를 결정한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선 이번 금리인하의 영향을 분석해 추가적인 인하가능성 등을 고려하겠다는 방침도 나왔다.

이 총재는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향후 3개월 동안 3.25%p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보였다”며 “이번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미국 대선 결과 등 전개상황도 살펴봐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건부 의견으로 상황이 달라지면 변할 수 있겠지만 경제상황이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기준금리 3.25%를 유지하면 좋겠다는 것이 금통위의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잠재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한 중립금리로의 인하를 고려할 것이라는 방향성도 제시됐다.

이 총재는 “지금 수준에서는 중립금리 상한보다 위에 실질금리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금리를 인하할 여력은 있다”며 “인하의 속도는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경식 기자 ksyoon110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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