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추석 연휴 KTX 특가 프로모션[코레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추석 연휴 KTX 특가 프로모션[코레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매년 명절 연휴마다 취소표로 인해 빈자리로 운행한 KTX 좌석이 20만석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은 KTX 승차권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데, 수십만석이 공석으로 버려지는 셈이다. 올 추석 주요 지역을 오가는 승차권은 예매시작 5분 만에 모두 매진됐을 정도다. 왜 이런 일이 매년 반복되고 있는 건가. 승차권 구매자가 출발시간에 임박해 예약 취소를 하기 때문이다. 예약대기 기능을 활용해 취소표를 구할 수 있지만 가족들이 동반 이동하는 명절기간에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지난 2월 설 연휴 때 판매된 KTX 166만석 가운데 무려 19만5244석(12%)이 재판매 되지 않았다고 한다. 공석 처리된 SRT 5만4000여 석을 포함하면 설 연휴 빈 좌석 운행은 총 25만석이나 된다. 지난 5년간 설·추석 연휴 기간 코레일 열차 승차권 1차 취소율은 연 평균 판매량 331만6619장의 41%인 135만8496장에 달한다. 다른 사람이 취소표를 예약하지 않으면 결국 공석으로 남는다. 출발시간에 임박해 예약을 취소하면 다른 사람이 예약할 기회가 줄어든다.

대규모 공석운행은 여러모로 비효율적이다. 명절 승차권 예약 경쟁만 봐도 그렇다. 취소 수수료가 적으니 거리낌 없이 예약취소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에 동의한다. 명절 기간 열차표 반환 수수료는 출발 하루 전까지 400원, 출발 당일 1분 전에 취소해도 구입액의 10%를 수수료로 내면 그만이다. 심지어 출발 후 20분 내 취소해도 요금의 85%를 돌려받을 수 있다. 이러니 취소표는 늘어나고, 역설적이게도 암표가 나돈다. 물론 예약 취소를 할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다.

KTX 공석 운행을 줄여야하는 건 분명하다. 일각에서 취소 수수료율을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럴 경우 소비자의 부담이 늘어나는데다, 코레일이 매년 취소 수수료로 수백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어 간단치 않다. 결국 명절 승차권 취소율을 줄이려면 승차권을 확보하고 보자는 인식 보다 일정에 따라 표를 구매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