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온라인에서 KTX나 SRT와 같은 고속열차의 암표 거래가 활개를 치고 있다. 매년 명절 때면 반복되는 현상이다. 급기야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홈페이지와 코레일톡에 열차 승차권 불법거래 신고 채널 ‘암표제보 게시판’을 신설하고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섰다. 승차권 구하기가 어렵다보니 암표가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암표 판매자들은 한꺼번에 여러 장의 기차표를 구한 뒤 정가보다 훨씬 높은 값에 판매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
암표 판매자들은 명절기간 고향을 방문하려는 이들의 궁박한 사정을 악용해 암표를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 중고사이트에서 티켓판매 글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구입한 표를 되팔아야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누가 봐도 암표인지를 알아챌 수 있는 문구가 수두룩하다.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한 노선의 경우 4만원 남짓한 승차권 값이 10만원을 웃돌 정도로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한다. 암표는 팔지도 사지도 말아야 한다. 하지만 당장 승차권이 필요한 시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높은 값을 주고 표를 구입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사람이 여러 장의 승차권을 선점할 수 있는 열차표 구매 시스템에서는 암표가 도사릴 가능성이 있다. 암표 판매상들은 매크로(자동 입력 반복)를 사용해 표를 다량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감지·차단하는 보안 프로세스를 운영하기로 한 까닭이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와 암표 방지를 위한 업무 협조를 강화해 암표 거래 게시글은 즉시 차단 조치에 들어갔다고 한다.
암표는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불법행위에 다름 아니다. 암표 판매자들에 대한 강력한 단속이 요구된다. 열차 승차권 기준운임에 웃돈을 붙여 비싸게 되파는 암표 거래는 철도사업법 위반으로 최대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엄포가 아니어야 한다. 암표는 비단 열차 승차권뿐만 아니라 인기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 등에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