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국 곳곳에서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지난 6일 서울 시내 한 병원 응급진료센터에서 구급대원이 환자를 구급차에 태운 뒤 통화하고 있다. 2024.9.6 사진=연합뉴스. 
전국 곳곳에서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지난 6일 서울 시내 한 병원 응급진료센터에서 구급대원이 환자를 구급차에 태운 뒤 통화하고 있다. 2024.9.6 사진=연합뉴스. 

초유의 의료공백 사태 속에서도 환자들의 서울 소재 대형병원 선호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공개된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소재 상급병원 14곳과 종합병원 44곳 등에서 진료를 받은 지방 환자의 59.3%가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5’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지방에서 원정 진료를 온 환자 10명 중 6명은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은 이들 대형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이다.

‘아프면 일단 서울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서울 대형병원에 대한 지나친 쏠림 현상 문제를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본인 또는 가족의 생명과 건강이 걸린 문제인 만큼 이들을 나무랄 수는 없다. 또 이같은 환자들의 서울 쏠림, ‘빅5’ 쏠림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환경에서 진료하고 치료받기를 원하는 것이 당연하다. 아픈 가족에게 더 경험이 많고 장비 여건이 우수한 병원에서 치료받게 하고 싶은 마음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빅5’ 등 서울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고착화 되면서 지역의료가 약화되는 악순환 역시 고착화 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대전과 충남 등 충청권에서도 서울 소재 상급병원과 종합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 지역 거점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이 경쟁력을 갖춰가는 일들이 더욱 더뎌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장기적으로는 지역 간 의료 자원 불균형을 더욱 강화시켜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에 적지않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처럼 심각한 의료 격차는 결국 지역 양극화를 가속화 시키고 지역소멸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모든 국민이 전국 어디서든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양극화와 지역소멸을 극복할 수 있다. 지역 내 1차 의료기관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고 지역 거점병원과 상급종합병원 간 긴밀한 협력 체제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갈 길이 멀다. 의료 격차가 양극화와 지역소멸로 치닫지 않도록 악순환을 끊어낼 준비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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