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범죄 늘어나면서 대학가 대응 강화
충남대 여성젠더학과 이틀간 캠페인 전개
배재대 인권교육에 디지털성폭력 예방 추가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특정인의 얼굴을 불법 성착취물 또는 음란물과 합성해 유포하는 딥페이크 성범죄가 사회 전반을 공포로 몰아넣은 가운데, 지역 대학가에서도 예방책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5일 대전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충남대 일반대학원 여성젠더학과 학생들은 3~4일 학교 학생회관 1층 로비에서 ‘함께 살아가는 성평등, 더 나은 성평등’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은 이달 1~7일 양성평등주간에 맞춰 마련됐지만, 기획의 초점은 최근 수면 위로 급부상한 딥페이크 범죄에 맞춰 있었다.
학생들은 ‘디지틀 성폭력 OUT', '텔레크램 딥페이크 성폭력 적극 수사하라’ 등이 적힌 포스터를 붙여 놓고 지나가는 학우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웠다.
김정임(50, 여) 충남대 여성젠더학과 석사과정 수료생은 “남학생들도 생각보다 많이 ‘없어져야 한다’며 적극적인 공감을 표했다”며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제대로 된 수사,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얼굴 사진과 성적 영상물을 합성해 유포하는 딥페이크 성범죄는 지난달 서울대와 인하대를 시작으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했다.
성범죄 영상을 피해자의 학교별로 분류하는 텔레그램 채팅방이 수백개에 달하는 것이 알려지며, 인터넷에는 민간 차원의 딥페이크 피해 지도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미성년이 피·가해자인 경우도 상당해 시·도교육청과 초·중·고 위주의 대응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대학 또한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렇다 보니 대전지역 대학들은 교육부의 별도 공문이 없는 상황인데도 선제적인 예방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배재대는 매학기 실시하던 인권교육에 이번 2학기부터 딥페이크를 포함한 디지털성폭력 예방교육도 포함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6개 교육 분야 중 △디지털성폭력 예방교육 △성인지 감수성 교육 △디지털 발자국,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 등 3가지를 관련 내용으로 구성했다.
배재대 관계자는 “학생의 권익 보호를 위해 증가하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에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대학들도 예방 교육을 신설 또는 확대를 검토하거나, 학생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을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학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경우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한 피해 학교 리스트가 사실이라는 인식을 심어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우려도 제기된다.
익명의 지역 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우리 학교에도 (딥페이크 영상이) 있구나’하는 잘못된 호기심을 줘선 안 된다”며 기존 예방교육만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