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대전, 새로운 야구 성지로
한화이글스 연고지 대전, 야구 인기 증가
사회인야구팀 2019년보다 31.2% 줄어
동호인 선수도 1만 2897명→ 8748명
야구장 없는 학교 야구부, 타지역서 훈련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매진 신화를 쓰는 프로구단 한화이글스의 인기와 대비되게 대전의 사회인야구는 열악한 인프라에 죽어가고 있다. 엘리트선수를 육성하는 학교 야구부 중 2곳은 전용 야구장이 없어 훈련을 위해 대전 밖으로 나가고 있다. 충청투데이는 대전 야구 인프라의 현주소를 짚고, 프로야구에서 나아가 아마야구의 성지로도 거듭나는 길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대전지역 사회인야구단이 최근 5년 사이 30%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이글스의 연고지로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인기를 구가하는 대전의 야구지만, 생활체육의 상징인 사회인야구는 열악한 인프라 탓에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1일 대전야구소프트볼협회에 따르면 지역 내 사회인야구팀은 모두 364개다. 자치구별로는 유성구 83개, 서구 79곳, 대덕구 70곳, 중구 69곳, 동구 63곳이다.
대전 사회인야구 규모는 축소되는 추세다. 단적으로 사회인팀이 529개이던 2019년보다 31.2%가 줄었다.
5년 만에 대전 사회인야구팀 10곳 중 3곳이 자취를 감춘 것이다.
사회인야구를 즐기는 동호인 선수도 이 기간 1만 2897명에서 8748명으로 비슷한 비율만큼 감소했다.
대전을 연고로 한 프로구단 한화가 올 시즌 KBO 역대 홈경기 매진 신기록(36경기) 타이를 달성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역 사회인야구의 현실은 충격적이다.
지역 야구계는 열악한 시설 인프라가 사회인야구단을 대전 밖으로 떠나게 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권혁민 대전야구소프트볼협회 사무국장은 "천변 야구장이 사회인야구의 주 무대인데 올해도 폭우로 초토화됐다"며 "여름마다 경기장이 물에 잠기고 파괴되니 인근 세종, 충남 계룡으로 옮긴 팀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협회가 대전하천관리사업소로부터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는 천변 야구장 8곳 모두 지난달 폭우로 폐허가 되면서 대전지역 사회인야구 리그는 중단된 상태다.
대전의 열악한 야구장 인프라는 사회인야구뿐만 아니라 프로선수 배출을 목표로 하는 학교 야구부도 마찬가지다.
대전제일고와 대덕대 야구부는 교내 전용 야구장이 없어 충남 논산, 충북 보은 등 1시간 이상 거리의 대전 밖으로 원정 훈련을 나가고 있다.
훈련에만 쏟기에도 부족한 시간을 길 위에서 허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한화가 내년부터 새 구장을 사용하며 비게 되는 한화생명이글스파크(한밭구장)에 대해 소유권자인 대전시는 아직도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어 지역 야구계의 근심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성호 대전야구소프트볼협회장은 “매년 소년체전, 전국체전에 나갈 대전팀을 정하는 평가전을 대전 밖에서 하고 있다”며 “프로야구만 야구가 아닌 만큼 한밭구장을 사회인야구, 학교 야구부에 돌려주는 활용 방안이 속히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