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대전 청소년 성인지 현주소
④ 성교육=인성교육, 가정교육부터 시작이다

가정교육. 그래픽=김연아 기자. 
가정교육. 그래픽=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인성교육의 일환인 성교육은 결국 가정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부모인 양육자 먼저 성교육을 받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성교육 또한 인성교육의 연장선으로 봐야 한다며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대전시교육청이 대전지역 초·중·고등학생 3만 9272명을 대상으로 성인지 감수성을 측정한 결과, 학부모의 성인지감수성에 자녀가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응답자가 지각하는 부모의 성인지 감수성 수준이 낮으면 자녀도 덩달아 낮았고, 부모의 성인지 감수성 수준이 높다고 생각할 경우, 자녀도 높았다.

특이점이라면 초등생의 경우 주양육자인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청소년기부터는 동성 부모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

시대가 변화하며 학생 인권은 물론 성적 권리까지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가정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실제 이번 측정결과에서 학생들은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성불평적 상황에서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하는 경향이 높았다.

이 같은 시대적 흐름에도 여전히 많은 부모들은 자녀의 성교육에 어려움을 느낀다.

초등학교 2학년 딸을 키우고 있는 대전의 한 학부모는 "최근 성범죄 소식도 많이 들려오고 불안감이 높아 직접 성교육을 해보려고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나도 어릴 때 제대로 성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랐기 때문에 어려움이 더 큰 것 같다"고 전했다.

비상교육이 한 달간 초등 학부모 교육정보 커뮤니티를 통해 학부모 445명을 대상으로 ‘자녀 성교육’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정에서 꾸준히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학부모는 37.9% 뿐인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부모들은 가정에서 성교육을 실시할 때 무엇을 가장 어렵게 느끼고 있을까.

44.5%의 학부모가 ‘자녀에게 필요한 성교육 내용과 방법을 모른다’고 답했다.

이밖에 △설명하기가 부끄러움’(19.8%) △교육 자료가 부족함(16.4%) △본인의 성 관련 지식이 부족함’(15.7%) △어려운 점 없음’(2.2%) △기타(1.3%) 순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지역교육청이나 학교 차원에서 ‘학부모를 위한 성교육 연수’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도를 해야 할 부모조차 제대로 된 방법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부모 먼저 성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고, 부모와 자녀의 유대감 그리고 자녀의 인성교육 차원에서 접근하길 당부하고 있다.

정규영 대전청소년성문화센터장은 "성교육은 결국 인생설계 교육이다. 기본적으로 가정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가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일수록 자존감이나 자기수용력, 자기정체성이 많이 흔들린다. 자기수용이 어려운 경험은 힘의 차이에 대한 그릇된 성 관념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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