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선 충남경찰청 교통조사계장
지난달 9일 오후 6시경 충남 천안 서북구의 한 도로에서 80세 남성이 운전하는 오토바이가 직진하는 승용차에 충돌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가 사망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사고 당시 2차로에서 1차로로 차로 변경 중이었는데, 진행차가 있는 것을 살피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월 11일 오후 1시 50분경 충남 당진 신평면의 한 농로에선 82세 남성이 오토바이를 운전하다 농수로에 추락해 사망했다. 이 오토바이 운전자는 교차로에 이르기 전 미리 속도를 줄이지 않아 중심을 잃고 1m 아래 농수로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기준 충남에서 발생한 80세 이상 오토바이 운전사 사망자는 8명이다. 지난해 1년 동안 80세 이상 오토바이 운전자 총 11명이 사망한 것과 비슷한 수치다.
올해 발생한 사고를 분석해보니 고령운전자의 오토바이 사고 다발시간은 보통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간이었다. 사고 다발구간은 집 근처, 병원, 시장 등 주요 생활지역 내로 확인됐다.
또, 음주운전이나 중앙선 침범, 과속 등 중대한 법규위반보단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안전모를 착용했더라도 턱끈을 단단하게 착용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전후좌우 교통상황을 살피며 운전해야 하는데, 앞만 보고 운전하다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다.
모든 것을 종합해 보면, 귀찮고 불편하니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행동이라고 판단된다. 고령운전자의 오토바이 사망사고 예방을 위해선 운전자 스스로가 자신의 운전 습관을 되돌아보고 안전운전을 위해 마음을 새롭게 다짐해야 한다.
고령운전자는 상당수가 운전 경력이 길다. 그만큼 스스로 운전이 능숙하다고 여긴다. 내가 잘 아는 도로고, 내가 오래 타고 잘 아는 오토바이라서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뇌신경 세포가 조금씩 사라지고, 뇌 구조도 변해 운전 능력이 감소한다. 그렇기 때문에 돌발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반응속도는 젊은 운전자가 0.7초라면, 고령자는 1.4초가 넘는다. 각종 퇴행성 질환도 운전 능력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 운전할 땐 오늘은 어제와 같지 않다.
교통 사망사고를 막기 위해선 모든 운전자가 교통법규를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또 고령운전자의 경우 두발 오토바이보단 네발 자동차, 네발 자동차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보다 안전한 삶을 사는 용단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