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담당 이재범 부장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올해 초 천안시의회의 의정활동비가 기존 11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인상됐다. 2022년 월정수당 인상에 이은 후속 인상이었다.

당시 기자는 언론인 자격으로 ‘의정비심의위원회’에 참여했다. 회의에서는 ‘단계적 인상’을 주장했었다. 월정수당 인상 이후 시의회가 보여준 행태에 실망했었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 천안시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벌어진 여야 대립, 초유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파행 등을 현장에서 목도한 끝에 나온 나름의 제안이었다. 하지만 결론은 상한액인 150만 원으로 40만 원을 한 번에 인상하는 쪽으로 내려졌다. 수백만 원의 연봉 인상이 이뤄진 의원들 사이에서는 “열심히 하겠다”는 말도 들려왔다.

그런데 최근 시의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일들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의정비 심의에 참여한 입장에서 자괴감(自愧感)까지 든다.

동료 의원 성추행 의혹에 이은 ‘욕설 문자’ 파문, 당내 갈등 등등 여러 ‘작태’를 보고 있자면 한숨이 나온다.

해외 출장 취소에 따른 비용 1억 원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또다시 거액을 들인 대규모 ‘외유성’ 유럽행도 빼놓을 수 없다. 그때 외부에 명분으로 내세웠던 화합과 단합은 전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7월부터 시작하는 후반기 의회 원구성을 두고 각 정당의 내부 갈등마저 극에 달하고 있다. 파벌 싸움과 개인 정치를 위한 음모와 모략이 판을 치고 있다.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른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도 포기했다는 얘기까지 들려온다. 무엇하나 시민들에게 자랑할 만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정작 지역 발전과 시민을 위한 의정활동이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하기까지 하다. 가뜩이나 시민들은 끝을 모르고 오르는 살인적 물가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제 상황 등으로 힘겨운 나날을 버티는 중이다.

제발 이제라도 사라진 정치(政治)를 복원하고 어느 곳에 내세워도 부끄럽지 않은 시의회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그게 바로 의정비를 올려준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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