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해 학교폭력으로 검거된 인원이 1만5000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사이 가장 많은 수치다. 경찰청의 청소년보호활동 플랫폼 ‘유스폴넷’을 보면 지난해 경찰의 학교폭력 검거자 수는 1만5438명이다. 직전년도 1만4432명 대비 7.0% 늘었다. 학교폭력 검거자 수는 2018년 1만3367명에서 2019년 1만3584명으로 소폭 증가하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수업이 늘어나면서 1만1331명으로 줄었다. 이후 2021년에는 1만1968명, 2022년에는 1만4432명으로 다시 느는 추세다.
그동안 여러 차례 학교폭력 근절대책이 나왔음에도 학교폭력이 줄지 않는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학교폭력의 유형 또한 점차 과격해지고 있다. 지난해 충남 천안의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사망한 사건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이 학생의 가방에서 유서와 함께 3년간의 학교폭력 피해 내용을 적은 수첩이 발견된 것이다. 수첩에는 "학교폭력을 당해 보니 왜 아무한테도 얘기할 수 없는지 알 것 같다. 나보고 그냥 죽으라고 소리치는 것 같다. 너희들 소원대로 죽어줄게"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학교폭력 검거 인원 중 폭행·상해를 저지른 인원이 7549명(48.9%)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위는 성폭력(3871명·25.1%)이다. 모든 폭력은 사라져야겠으나 그 중에서도 피해자에게 큰 상처를 주는 성폭력은 엄단해야 마땅하다. 검거 인원 중에 ‘학교밖’ 어린이와 청소년이 4915명(31.8%)이나 된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학교밖 청소년들이 범죄에 쉽게 연루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저런 이유로 학교를 그만 뒀더라도 결국 우리 사회가 포용해야할 청소년들이다.
학교폭력 가해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 걱정이다. 초등학생 비율이 처음으로 두 자릿수(1703명·11.0%)를 기록한 것이다. 눈여겨 볼 대목은 지난해 경찰에 검거된 전체 범죄소년 6만6642명 중 촉법소년(10세 이상 14세 미만) 검거 인원이 1만9654명으로 1년 전(1만6436명)보다 무려 19.6% 늘었다는 점이다. 초등학생들은 모방 혹은 장난삼아 폭력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학교는 물론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