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2020∼2023년) 시도별 주요 마약류 검출 여부[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4년간(2020∼2023년) 시도별 주요 마약류 검출 여부[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세종, 청주를 비롯한 전국 하수처리장에서 필로폰과 암페타민 등 마약류 성분이 검출된 건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중독성이 강한 코카인이 늘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그제 공개한 ’하수 역학 기반 불법 마약류 사용행태‘ 결과를 보면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의 하수처리장 57곳에서 필로폰 성분이 나왔다. 2020년부터 4년 연속 조사한 34개 하수처리장 모두에서도 필로폰이 검출됐다. 하수역학은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잔류 마약류의 종류와 양을 분석하는 것으로 선진국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서울 등 일부 하수처리장에서 검출되던 코카인이 지난해 처음으로 세종지역에서 검출됐다. 세종까지 뚫린 것으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청주에서는 암페타민이 나왔다. 인구 1000명당 코카인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은 2020년 0.37㎎에서 지난해 1.43㎎으로 늘었다. 지난해 세종의 코카인 일일 사용 추정량은 15.46㎎으로 전국 평균을 상회한다. 세종시 인구 평균 나이는 38.7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인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전국 하수처리장에서의 마약류 검출은 우리 사회에 마약이 깊숙이 파고들었다는 반증이다. 우리나라는 2016년 마약 청정국 지위를 상실했다. 유엔(UN)은 마약사범이 인구 10만 명당 20명 이하일 경우 마약 청정국으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2016년 25명을 기록한 뒤 매년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손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직장인, 가정주부는 물론 고등학생 등 청소년들까지 마약에 손을 대고 있다. 얼마 전에는 육군 모 부대 장병들이 대마초를 택배로 배송 받아 적발되기도 했다.

마약 판매자들의 수법이 워낙 교묘해 검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텔레그램 등을 통해 판매자와 구매자가 접촉해 사법당국의 추적을 따돌리고 있다. 과학수사 기법이 그래서 긴요하다고 하겠다. 마약이 더 확산되기 전에 발본색원할 필요가 있다. 마약 청정국 지위 회복을 목표로 마약근절에 박차를 가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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