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플랫폼에 홈경기 암표 도배
정상가 2배 이상 웃돈 얹어 되팔기도
사기 정황도 포착… 피해 신고 99건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올 시즌 기록적인 매진 신화를 쓰고 있는 한화이글스의 이면에 암표 거래라는 부작용이 자리하고 있다.
정상가에 웃돈을 얻어 경기 입장권을 재거래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사기 피해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15일까지 한화의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진행된 2024시즌 KBO 정규리그 22경기 중 무려 95.5%에 달하는 21경기가 매진됐다.
아직 50경기의 홈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구단의 한 시즌(2015년) 홈 최다 매진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이에 따라 올 시즌 한화는 홈 매진 신기록은 물론이고 시즌 최다 관중 기록(2016년 73만 4110명)도 새로 쓸 전망이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류현진이 12년 만에 복귀했고 한화생명이글스파크가 올해까지만 활용되는 등 여러 이슈가 한화의 선풍적인 인기 비결로 풀이된다.
문제는 폭발적인 인기의 뒷자락에 암표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각종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한화의 홈경기 입장권을 판매 또는 구매하겠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개인 사정으로 경기장을 찾을 수 없어 정상가 또는 그 아래로 양도하는 경우도 있지만, 2배 이상 웃돈을 얹어 재판매하는 사례도 상당하다.
일례로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15일 석가탄신일 경기의 내야지정석 1층을 장당 4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이날 이 좌석의 정가는 2배 적은 1만 5500원이다.
또 지난 12일 주말 경기의 포수후면석도 장당 11만원에 팔겠다는 글이 게시됐는데, 정상가는 50% 수준인 5만 8500원이다.
심지어 암표 거래 과정에서 판매자가 돈만 받고 입장권을 주지 않는 사기도 일어나고 있다.
사기피해 정보공유 사이트인 더치트에 ‘한화’와 ‘티켓’을 검색어로 놓고 피해 사례를 조회한 결과 올해(이달 15일까지) 총 99건이 집계됐다.
한화의 야구는 노잼도시라는 오명을 쓴 대전에 몇 안 되는 인기콘텐츠라는 점에서 암표 문제가 지역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내년은 한화가 베이스볼드림파크(가칭)라는 새 구장으로 둥지를 옮기는 원년인 만큼 암표 거래와 그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에서 거주하는 한화팬 김모(28) 씨는 “올 시즌 가뜩이나 예매가 어려운데 경기를 보지도 않을 사람들이 구매 후 비싼 가격에 되파는 것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