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 에리키, 기량 기대에 못 미쳐
현재 8경기서 5경기 뛰며 1득점 1도움 그쳐
몸 관리 실패·기량 하락으로 영입실패 낙인도

프로 2년차 천안시티FC가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1부 리그 팀인 제주유나이티드에게 패하며 코리아컵(옛 FA컵) 도전을 마쳤다. 천안시티FC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이 경기를 앞두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천안시티FC 구단 제공.
프로 2년차 천안시티FC가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1부 리그 팀인 제주유나이티드에게 패하며 코리아컵(옛 FA컵) 도전을 마쳤다. 천안시티FC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이 경기를 앞두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천안시티FC 구단 제공.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특별함이 없다.”

천안시티FC가 프로 2년 차를 맞아 영입한 외국인 선수 에리키(29)를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현시점에선 영입 실패라는 낙인이 찍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K리그 정보지원시스템에 따르면 에리키는 지난 27일 김포FC와의 경기의 명단에서 아예 제외됐다. 김태완 천안시티FC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국내) 선수들하고 비교해도 기대에 많이 못 미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선수 몸 상태에 이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항상 허리가 아팠다 안 아팠다고 한다. MRI를 찍어보고 해도 이상은 없는데 본인 기분 탓인지 적응하는 게 힘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실 에리키는 K리그 영입 전부터 의문표가 붙은 선수였다. 브라질 출신인 그는 2014년부터 브라질과 몰타 등 여러 리그에서 출전 경험을 쌓았다고 한다. 천안으로 영입되기 전인 지난해에는 중국 2부 리그 ‘헤이룽장 아이스시티FC’에서 뛰었다. 그런데 중국 리그의 경우 워낙 폐쇄적이어서 기록을 신뢰하기 어렵고, 선수들의 기량도 국내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에리키는 영입을 주도했던 구단의 핵심 관계자가 팀을 떠난 이후인 지난해 연말, 공식 계약이 이뤄졌다. 어떤 배경에서 영입됐는지는 베일에 쌓여있는 상태다.

우여곡절 끝에 합류한 에리키는 해외 전지훈련에서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선수단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에도 에리키는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훈련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던 에리키는 리그 개막전인 부천FC1995와의 경기 출전 명단에서 빠졌다. 시즌 2번째 경기인 충북청주FC와의 경기엔 교체 명단에 포함됐으나 실제 출전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당시만 해도 “몸이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는 설명이 따라붙었다.

그가 선발 명단에 포함된 것은 시즌 3번째 성남FC와의 경기부터였다. 하지만 이후 경기에서도 대부분 전반을 소화하는 데에만 그쳤고, 교체로 경기장에 투입됐다. 지금까지 천안이 소화한 8경기에서 에리키는 5경기를 뛰며 1득점 1도움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에리키는 5부 리그에 속한 경남양산시어곡FC와의 코리아컵 경기에서 숱한 득점 찬스를 놓치는 등 수준 이하의 경기력을 보였다. K리그에서 외국인 용병이 차지하는 비중을 따지면 형편없는 결과물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축구선수들의 몸값을 추정하는 ‘트랜스퍼 마켓’을 보면, 에리키는 37만 5000유로로 책정돼 있다. 한화로 약 5억 5000만 원이 넘는 금액이다. K리그2에서 국내 정상급 공격수 여러 명의 연봉을 받고 있는 셈이다.

여름 이적시장을 앞두고 대체 선수를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에리키를 원하는 구단이 나타날지 의문이고 최악의 경우 잔여연봉을 주고 내보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어서다.

9라운드까지 진행된 K리그2에서 천안은 승점 6점으로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반등의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 에리키를 바라보는 김태완 감독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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