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인터뷰] 김정겸 제20대 충남대학교 총장
대전·세종·충남 대표하는 거점국립대
분야별 강한 연구력 가진 교수들 많아
72년 성장 바탕 미래 사회 선도할 것
글로컬대학 사업, 외면할 수 없는 과제
한밭대와 CHANGE(변화) 전략 추진
CNU 교육모델로 무학과·무전공 도입
교무처·교육혁신본부 역할 강화 예정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김정겸 제20대 충남대 총장이 공식 취임한 지 약 3주가 지났다. 충남대에서 교육학 학사와 석·박사를 나오고 교수까지 역임한 그는 진정한 ‘충대맨’이다. 누구보다 대학을 사랑하는 김 신임 총장은 소통과 과감한 혁신의 자세로 직면에 위기를 타파하겠다는 각오다. 충남대의 한밭대와 통합, 글로컬대학30 지정에 있어 구성원 모두가 납득할 만한 방향과 전략으로 추진해 지방거점국립대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세우겠다는 것은 그의 신념이다. 충청투데이는 김 총장을 만나 교육 철학과 충남대의 비전, 앞으로의 각오 등 전반을 들었다. <편집자주>
대담=최정우 대전본사 경제교육문화부장
-취임 소감은.
"지역대학의 어려움이 매우 큰 시기에 총장이라는 중임을 맡겨주신 학교 구성원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끊임없는 소통과 정교한 정책으로 충남대의 혁신을 이루고 지역발전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방거점국립대로서 충남대가 지역사회에서 수행해야 할 역할은.
"학령인구 감소, 지역 소멸, 4차 산업혁명 가속화 등 대학 환경의 변화는 대전·세종·충남의 국가거점국립대학교인 충남대의 위상과 역할에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지난 23년간 충남대 교수인 동시에 교육학 전공자로서 교육과 연구에 집중하는 한편, 대학 전반을 바라볼 수 있는 교무처장, 기초교양교육원장 등의 보직을 수행하면서 ‘인문학과 문화예술이 어우러진 강한 연구중심 사회공헌 대학, 충청권을 아우르고 세계로 이어지는 메가 유니버시티’를 꿈꿔 왔다. 특히 충남대는 인문·사회·예체능·자연과학·공학·농학·의학 등 다양한 학문의 전문가를 보유한 ‘종합대학’이다. 각 학문 분야별로 강한 연구력을 가진 교수들이 많고 종합대학의 강점을 살려 인문학과 문화예술이 어우러진 ‘사회기여형 융합연구대학’,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연구중심 대학’이 되기를 바라왔다. 충남대는 대전·세종·충남을 대표하는 거점국립대로서 지난 72년의 성장을 바탕으로 미래 사회를 선도할 더 강한 대학, 미래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대학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충남대·한밭대 통합에 어떻게 생각하나
"대학 간 통합은 최소질량(critical mass) 확보를 통해 대규모 정원감축 등 내부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기초 학문을 보호하고, 특성화 분야 중심의 대학 혁신을 도모해 초격차 연구와 지역 성장을 이끄는 글로벌 우수대학으로 성장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소통을 토대로 대학 구성원의 충분히 논의가 바탕이 된 ‘숙고’의 과정이 필요하다. 정부는 글로컬대학 사업의 큰 카테고리로 대학 간 통합을 제시했으며, 충남대는 한밭대와 함께 통합기반 혁신으로 2차년도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응모해 지난 16일 예비지정 됐다. 본 지정까지 되면 2025년도까지 대학 간 통합을 위한 세부 실행계획서를 교육부에 제출해야 하는데, 이때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을 거칠 것이다. 구성원 모두와 함께 새로운 글로벌 리딩 국립대학의 모델을 제시하겠다."
-충남대가 글로컬대학30에 지정돼야 하는 당위성은.
"글로컬대학 사업은 거부할 수도 외면할 수도 없는 과제다. 대한민국 대학은 수도권대학, 글로컬대학, 비글로컬대학으로 구분될 것이다. 글로컬대학에 지정되지 않으면 ‘고사(枯死)’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충남대와 한밭대의 글로컬대학 사업 핵심추진방안은 ‘CHANGE(Chungnam-Hanbat Activate iNnovation & Global Education)’다. △국립대학-정부 출연연구기관의 융합, 충남대-한밭대 간 통합 등 메가 유니버시티를 통한 변화 △정출연 1000명 전임급 겸임교원 임용 및 프라운호퍼 연구소형 응용융합연구원을 통한 지·산·학·연 변화 △약 1조원 규모 지자체의 대규모 투자 및 캠퍼스 특성화를 통한 지역 변화 △자율선택전공 및 올린공대형의 경험 중심 교육 등 경계 없는 교육으로의 변화 △미래형 표준성과관리 체계 및 글로컬대학추진위원회 운영을 통한 오픈 거버넌스 변화 등 대학 내부는 물론 정출연, 지자체, 산업계 등과 협업하고 융합해 입체적인 CHANGE(변화) 전략이 이뤄질 것이다."
-정부의 무학과·무전공 확대 기조에 대한 견해는.
"교육부가 지난 1월 ‘2024학년도 대학혁신지원사업 개편안 시안’을 발표했다. 전공의 벽을 허물고 학생들에게 전공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시작한 것이 무전공·무학과 확대의 시발점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한 가지 전공에만 갇혀 있지 않고 다른 전공과 소통이 필요한 시대가 왔기 때문에 대학의 커리큘럼 역시 재구조화돼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 충남대는 2차년도 글로컬대학 사업 혁신기획서에 학과와 단과대학 간 경계를 허무는 학사구조 방안을 제시했다. 단순히 무전공·무학과 도입에 그치지 않고 기초학문 확대를 통한 새내기 교양교육, 다양한 첨단 분야 융합교육, 석박사 전문인력 양성까지 연계되는 STRONG 교육과정에 기반한 CNU 고유 교육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교무처와 교육혁신본부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겠으며, 교수들이 강의와 연구에 매진할 수 있게 책임학점제의 탄력적 운영, 교육과정 유연화, 강의운영 다양화 등 교원 트랙별 지원제도를 만들겠다."
-내년 라이즈 본격화에 따라 필요한 대전형 고등교육 정책이 있다면.
"지난해 시범 사업에 이어 내년 본격적인 라이즈(RISE) 체계로의 전환이 예상된다.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 온 다양한 재정지원사업이 지자체 중심으로 지-산-학-연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라이즈의 중요 목표다. 대전시의 미래전략 4대 핵심산업인 ABCD, Aerospace(우주항공), Biohealth(바이오헬스), Chip(반도체), Defense(국방) 분야의 기술 발굴부터 맞춤형 사업화까지 전주기 지원 중심의 거버넌스 구축에 나서게 될 것이다. 다만 대전의 전략산업뿐만 아니라 보다 광범위한 분야의 기업 수요 맞춤형 기술개발과 지원, 창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나.
"충남대라는 공동체의 발전에 강한 책임감을 갖고 구성원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혁신에 발 벗고 나선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또 1952년 설립된 충남대가 100년 대학으로 발돋움하는데 토대를 놓은 총장, 지역민 모두가 사랑하는 충남대를 만든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정리=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