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성악가 조수미씨 기증 후 안전기준 없어 철거돼
최교진 교육감 등 각계 노력으로 정부 법적기준 이끌어
세종누리학교 놀이터 휠체어 그네 설치 기념 행사 열려

세종시교육청은 19일 세종누리학교 놀이터에 휠체어 그네 설치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사진=세종시교육청 제공
세종시교육청은 19일 세종누리학교 놀이터에 휠체어 그네 설치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사진=세종시교육청 제공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장장 7년 8개월에 걸친 ‘휠체어 그네’의 감동 스토리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과 성악가 조수미씨, 그리고 정부의 신속한 움직임이 ‘휠체어 그네를 타고 하늘을 날자’는 장애아동의 소망을 현실로 그려냈다. 소프라노 선율처럼 울려 퍼진 ‘감동 스토리’를 접한 지역 사회는 기립박수를 보냈다.

‘휠체어 그네 스토리’는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호주의 한 특수학교에서 휠체어 그네를 접한 조씨는 국내 특수학교에 시설물을 기증하기 시작한다. 2016년 9월 세종누리학교에 그네 2대를 기증했다. 당시 기증식은 장애아동을 배려하는 세종교육실현의 모범적 사례로 주목 받았다.

기쁨은 잠시. 법적 안전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휠체어 그네는 아이들을 태울 수 없었다. 안타깝지만, 휠체어 그네는 설치 6개월 만에 철거됐다. 철거 후 어두운 창고에 방치됐다가 2019년 11월 처분된 사실이 알려졌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최 교육감은 고개를 숙였다.

최 교육감은 2023년 5월 SNS를 통해 “조수미 선생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또 휠체어그네를 계기로 무장애 통합 놀이터의 조성과 운영을 기대했던 모든 장애인 가족과 시민들께도 사과 말씀 드린다. 앞으로 휠체어그네의 안전기준이 조속히 만들어지도록 노력하고 더 많은 휠체어 그네가 설치 보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당시 조씨는 최 교육감을 토탁였다. 조씨는 “교육감의 잘못이 아닌데도 저에게 진솔한 사과를 하셔서 오히려 마음이 무겁다. 선진국일수록 소수자를 배려한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교육감과 동행하겠다”고 화답했다.

두 인물은 행정안전부 방문 등 ‘휠체어 그네’를 법적 테두리 안에 설치하기 위한 노력을 펼쳤다. 사회적 관심을 일으켰다. 정부가 장애 아이들의 놀권리와 안전을 되돌아보는 계기도 마련했다.

정부는 신속한 조치로 화답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안전 인증 대상 어린이 제품의 안전기준 개정안’과 행정안전부의 ‘어린이 놀이시설의 시설기준·기술기준’ 개정안은 2023년 10월 시행됐다.

장애아동이 휠체어 그네에 오를 수 있는 법적 기준이 마련된 것. ‘휠체어 무게를 고려해 최대 160㎏까지 탑승할 수 있을 것’, ‘휠체어 그네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 고정되는 장치가 있을 것’, ‘그네 하부 끼임 사고 방지를 위해 그네와 지면 사이의 최소 간격은 230㎜를 유지할 것’ 등의 다양한 안전기준이 반영됐다. 오히려 더욱 튼튼하고 안전한 휠체어 그네로 재탄생했다.

그리고, 2024년 4월 19일. 세종시교육청은 세종누리학교 놀이터에서 휠체어 그네 설치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세종누리학교 학생들은 휠체어 그네에 올라 웃음꽃을 피우며 하늘로 날아 올랐다.

최 교육감은 “휠체어 그네 설치에 적극적으로 힘써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고, 휠체어 그네가 다시 설치돼 매우 기쁜 마음”이라며 “무장애놀이터의 설치를 위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모두가 특별해지는 세종교육’처럼 앞으로도 우리 학생들이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저마다의 속도로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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