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화력 폐지지역 살릴 특별법 국회 문턱 넘어야
4차 산업지대 될 베이밸리 메가시티 추진의 원년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 예타 통과 목표
고령농 안정적 노후·청년농 경작 농지 확보 방점

▲ 서산 가로림만
▲ 서산 가로림만
▲ 보령 블루수소 플랜트 조감도
▲ 보령 블루수소 플랜트 조감도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 석탄화력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 통과

충남은 전국 석탄화력발전소 58기 중 29기가 밀집한 전국 발전지대다. 이로 인해 충남은 미세먼지로 얼룩지면서도, 역설적으로 보령, 당진, 태안, 서천 등은 발전업이 주력산업일 정도로 의존도가 크다. 화력발전소가 문을 닫으면 지역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2036년까지 도내 화력발전소 14개를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했다. 국가 계획으로 충남, 특히 발전소 주변지역이 쇠퇴하는 것을 막고자 현재 국회에는 ‘석탄화력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이 발의돼 있다. 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지역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국가가 재정 지원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법안이 재정되면 정부 차원의 기금 조성 등이 실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발전소 폐쇄 이후의 충남을 보호할 석탄화력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이 2024년 국회 문턱를 넘을지 주목된다.


◆ 베이밸리 메가시티 사업 추진 ‘원년’

베이밸리 메가시티는 민선 8기 충남도정의 1호 공약이다. 천안·아산·당진·서산 등 충남 남부권과 평택·화성·안성·오산 등 경기 남부권을 아우르는 아산만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소 등 대한민국 4차 산업지대로 만드는 사업이다. 거대 프로젝트인 만큼 그동안 충남은 경기와 협력할 사업을 모색하는 데 집중했다. 2024년부턴 베이밸리에 담을 사업을 확정하고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상반기 중 경기와 베이밸리 비전 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다. 또 현재 충남과 경기가 논의 중인 베이밸리 관련 사업이 핵심사업 20개와 세부사업 50개인데, 비전 선포식에서 각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 전략을 공개할 계획이다.


◆ 디스플레이 산업 고도화

디스플레이는 충남의 주력산업이다. 특히 디스플레이는 아산이 국가첨단전략산업단지로 지정됐을 만큼 국가를 선도하고 있다. 이같은 위상에 맞게 충남은 기술 초격차 디스플레이로 평가받는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개발 및 상용화에 나선 상황이다. 이 기술은 상용화된 유기발광 디스플레이(OLED)보다 자연광, 산소, 수분 등에 저항력이 강해 중국에 내준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1위 자리를 다시 되찾는 열쇠다. 이에 충남은 현재 진행 중인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기술개발 및 생태계 구축’ 예타를 2024년 상반기 안에 통과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이듬해부터 사업에 착수하려면 올해 상반기 중 예타를 매듭짓고 하반기에 내년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 아산만 베이밸리 메가시티
▲ 아산만 베이밸리 메가시티

◆ 수소산업 생태계 강화

2024년 충남은 수소산업 생태계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먼저 한국중부발전과 SK E&S가 보령발전본부에 짓는 보령 ‘블루수소 플랜트’가 2024년 첫삽을 뜬다. 생산량만 무려 하루 25만t에 달해 충남 수소 생태계 구축의 전진기지가 될 전망이다. 플랜트 준공 시점인 2026년 말에 맞춰 충남은 보령 관창산업단지에 ‘수소터빈 시험연구센터’도 조성한다. 센터는 플랜트에서 수소를 받아 수소발전을 위한 수소터빈 상용화를 연구할 예정이다. 수소터빈은 현재 수입에 의존하는 터빈을 국산화하고, 탄소배출이 불가피한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에서 무탄소 수소로 발전원을 전환하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여기에 더해 충남은 2026년까지 보령과 당진에 교통과 건물 등 도시생활 전반을 수소로 움직이게 하는 ‘수소도시’도 조성하고 있어 내년 그 작업이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


◆ 도심항공교통(UAM) 기반 구축

UAM은 미래교통 수단이다. 땅에서 움직이던 버스와 택시, 배달 오토바이, 택바차 등이 이제 하늘을 누비는 것이다. UAM 상용화 연구를 위해 뒷받침돼야 하는 요소는 바다와 활주로다. 물체가 날기 시작할 공항과 실험 도중 추락해도 인명, 재산피해가 덜할 바다인 것이다. 그동안 충남은 서해바다가 있지만 공항이 없어 UAM 산업에 좀처럼 뛰어들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서산공항 건설이 본격 추진되는 2024년부턴 본격 UAM에 뛰어들 방침이다. 충남은 간척지와 한서대 비행장이 있는 서산을 중심으로 자동차 대기업의 UAM 관련 연구소, UAM 부품실증센터, 기체실증센터 등을 구축하는 생태계를 구상하고 있다. 또 천안, 아산, 서산, 예산, 홍성을 UAM 부품산업벨트로 묶어 도내 내연기관 부품기업의 미래차 전환을 유도하고 UAM에 필요한 부품도 자체 확보할 계획이다.


◆ ‘돈 되는 농업’ 스마트팜 확대

스마트팜 확대는 농업 생산성의 고도화, ‘돈 되는 농업’을 위한 충남의 정책 방향이다. 임기 내 스마트팜 단지 840.8㏊ 보급, 농가 3000호 육성을 목표로 설정한 8기 도정은 2024년에도 기반 조성과 인력 양성에 나선다. 지난해 공모 선정에 따라 서산 B지구에 지역특화 임대형 스마트팜을 착공한다. 5.9㏊ 크기로 2026년 단지가 준공되면 40여개 경영체가 동시에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540여개 농가를 대상으로도 스마트팜 교육 실습과 임대 지원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같은 스마트팜 확대를 통해 청년농 유입을 촉진하겠다는 복안이다.

▲ 서천 장항
▲ 서천 장항


◆ ‘은퇴가 있는 농업’ 고령은퇴농 연금제

충남은 농업도 하나의 산업이라는 관점에서 농업인의 은퇴를 장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선 은퇴 후에도 확실한 소득을 보장하는 일종의 ‘연금’이 필요하다. 이같은 고령은퇴농 연금제를 도입하기 위해 지난해 충남은 보건복지부와 사회보장제 신설을 협의했지만 동일한 내용의 정부 정책이 나오며 무산됐다. 이에 따라 충남은 정부안을 따르면서도 자체 재원으로 농지를 내놓는 은퇴농에게 지원금을 더 주기로 했다. 내년부터 농지 1ha당 매도 연 600만원, 임대 연 480만원인데, 충남은 각각 500만원과 350만원을 더 얹는다. 이를 통해 고령농의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돕고, 청년이 농촌에 정착해 경작할 농지를 많이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고령은퇴농 농지이양 사업의 대상은 만 65세~79세 도내 농업인이며, 지원금 지급 기한은 만 84세까지 가입 후 최장 10년이다.


◆ 빈집 철거

충남 전체에는 약 5000채의 빈집이 있다. 매년 지자체가 1000채 넘게 정비하고 있지만 전체 숫자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소유주가 직접 빈집을 철거하면 좋겠지만, 철거보다 방치하는 것이 세율 상 경제적이다 보니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장기간 방치된 빈집은 도시의 미관을 저해하고 농촌의 재정비를 어렵게 한다. 이에 충남은 민간 차원의 빈집 철거를 장려하도록 세법 개정을 국회와 중앙정부에 건의하는 한편, 빈집 철거 후 도시와 농촌을 어떻게 재정비할지 밑그림을 그릴 계획이다. 특히 농촌의 경우 철거로 확보한 토지의 일부를 공동생활공간으로 조성하고 나머지는 농지로 전환하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 집집마다 떨어져 있던 노인들이 모여 생활하는 환경을 만들어 외로움을 덜고 상하수도 보급 등 정주 여건도 개선하는 것이다.


◆ 수도권 공공기관의 충남 이전

정부의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계획이 올해 국회의원 선거 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충남은 내포신도시가 혁신도시 2기로 지정됐지만 아직 단 한 곳의 기관도 내려받지 못했다. 1기 혁신도시로 평균 10개의 기관이 둥지를 튼 것과 대조적이다. 불평등을 극복하고자 충남은 다가올 공공기관 2차 이전 때 타 혁신도시보다 많은 기관을 요구하고 있다. 34개 기관을 중점유치기관으로 설정하고, 특히 규모가 크고 충남 발전에 필요한 13개 기관을 반드시 확보할 수 있도록 ‘드래프트제’를 건의하고 있다. 프로스포츠에서 신생팀이나 최하위팀에게 먼저 신인선수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처럼, 혁신도시 후발주자인 충남에 공공기관 선택 기회를 보장하라는 뜻이다.


◆ 내포신도시 재정비

충남의 수도 격인 내포신도시가 2013년 출범한지 10년이 넘었다. 지난 10년간 내포는 계획했던 만큼 도시의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 10년 후 10만명이라는 계획인구에 한참 못미치는 3만 5000명이 내포에 살고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충남은 내포의 앞으로 10년, 나아가 100년을 위해 2024년 도시 재정비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45.2%에 달하는 미분양 건축지를 줄이고 홍예공원을 ‘명품 공원’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도민 대상 헌수도 진행하고 있다. 또 홍예공원과 충남도청 사이 도로를 인도로 바꾸는 ‘차 없는 거리’ 사업으로 내포를 친환경 녹색 도시로 육성하고, 중심상업거리와 광장의 접근성도 높인다는 구상이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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