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왕철·충남본부 서천담당 부국장

충남본부 서천 담당 노왕철 부국장
충남본부 서천 담당 노왕철 부국장

[충청투데이 노왕철 기자]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이렇게 절실하게 느껴질 때가 없었다.

최근 서천군 공직사회가 어수선하다. 코앞으로 다가온 12월 정기인사 때문이다.

인사는 말 그대로 해당 조직 내 적재적소에 인재를 등용하는 일을 말한다.

자치단체의 장은 이 인사를 통해 행정철학이나 공약 등을 실현한다.

인사가 잘못 이뤄지면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어 단체장은 인사에 신중해야 한다.

인사는 공직사회 내부 분위기 또는 공직자의 사기(士氣)와도 직결된다.

단체장으로부터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면 일할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직자가 제대로 일을 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민의 몫으로 남게 된다.

그래서 행정관청에서 인사는 무엇보다 중요한 일인데 이 인사 때문에 요즘 서천군청 안에서 말이 많다. 대부분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다.

김기웅 서천군수는 취임 후 2차례에 걸쳐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정실인사(情實人事)’ 논란이 빚어졌는데 그 여파가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다.

12월 정기인사를 앞두고는 이미 인사가 이뤄진 것처럼 공직자들이 차기 실세의 뒤로 줄을 서는 모습이 보인다고 한다.

김 군수가 의도했던, 그렇지 않았던 간에 군 조직 안에선 ‘내편 네편’ 편 가르기가 횡행하고 여기서 김 군수가 총애하는 공직자가 만들어졌으며 그 공직자 뒤로 다른 후배 공직자들이 줄을 서는 안타까운 행태가 엿보인다는 거다.

조직 내 인재를 발탁해 적재적소에 그 인재를 쓰는 것은 전적으로 군수의 권한이지만 ‘그냥 내맘대로’여선 안 된다. 어떤 일을 도모하기 위해선 명분과 타당한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명분, 즉 자신의 군정철학·공약 실현의 당위성만 강조해 ‘내편’이 아닌 공직자를 색출하고 ‘내편’으로 분류된 공직자만 등용하는 모양새를 보인다면 이는 군수의 독단으로 치부될 수밖에 없다.

지난 인사에서 ‘함량(능력) 미달’이라는 평가를 받는 공직자가 등용됐는데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행정업무에 차질이 빚어진 과오도 있지 않은가.

정기인사를 앞두고 공직자의 줄서기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표출된다는 것은 서천군 인사시스템이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다.

공직자들이 지역민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군수를 위해 일하는 조직에서 지역발전을 위한 혁신과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김 군수는 되새길 필요가 있다.

취임 후 1년 6개월이 지나는 시점, 김 군수 역시 군 내부사정을 어느 정도 파악했을 것이다.

이제 인사와 관련된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군수의 눈과 귀를 가리는 가신들의 감언이설에 숨어있지 말고 다시 눈과 귀를 열어 인재를 스스로 찾길 바란다.

순리를 따르려는 노력도 일정 부분 필요해 보인다.

그래야 김 군수도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유권자들은 다 안다. 공무원들이 군수를 위해 수동적으로 일하는지 아니면 지역·지역민을 위해 능동적으로 일하는지 말이다.

노왕철 기자 no85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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