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간 이해관계 엇갈려 후보 난립
잇단 소송도… 사업 차질 장기화 우려
[충청투데이 김동진 기자] 전 조합장 구속 이후 사업 정상화에 나섰던 충북 청주 오송역세권도시개발사업이 새 조합장 선출을 앞두고 다시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이해당사자간 각종 소송도 이어지면서 수개월째 중단돼 있는 공사 재개가 요원, 사업 차질 장기화가 우려된다.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P조합장의 업무대행사·시공사 교체와 토지 담보 대출 동의 등 독단적 조합 운영과 뇌물 수수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조합원들간 분열 양상이 표면화됐다.
결국 P조합장이 지난 10월 26일 전 업무대행사로부터 5억 8000여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조합원들은 지난달 4일 임시총회를 열고 P조합장 해임을 비롯해 조합장 비리에 연루된 이사·대의원 해임, 신규 업무대행사 계약 해지 및 전 업무대행사 지위 회복, 유통상업용지 대출 담보 무효화, 유통상업용지 용도변경 중단 등 조합 정상화를 위한 9개 안건을 의결했다.
이어 오는 16일 임시총회를 열고 신임 조합장을 비롯해 이사·대의원을 선출해 새 집행부를 구성항 예정이나 조합원들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7명이 출마하는 등 후보 난립 양상을 띠면서 다시 분열될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임시총회 의결사항들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서 부지 조성은 물론 아파트 건설 등 전반적인 사업 정상화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업무대행사간 분쟁도 골칫거리다.유통상업용지 매수 계약업체인 ㈜데오로글로벌 측은 체비지 매각과 관련, 기존 업무대행사인 K건설을 상대로 약 78억원의 채권 가압류를 한 상태며, 데오로글로벌 관계사인 ㈜유퍼스트디벨로퍼는 오송역현대지역주택조합을 상대로 약 194억원의 채권 가압류를 하면서 지난 7월부터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전 P조합장이 데오로글로벌의 중도금 미납을 해결을 돕기 위한 340억원 대출 과정에서 조합 토지 담보 제공과 관련, 데오로글로벌은 K건설이 시공력과 자본력이 열악해 대출이 이뤄지지 않는 바람에 주주 2명이 연대보증을 통해 대출을 실행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K건설과 비대위 측은 데오로글로벌은 2022년 기준 자본금이 3억원에 불과한 데다 영업이익이 -6억 8000여만원으로 이미 자본 잠식 상태여서 대출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더욱이 중도금 대출을 위한 것이라면 264억원만 대출받으면 되는 데도 금융비용과 사업비 명목으로 76억원을 추가로 대출받아 조합과는 상관없이 임의대로 사용, 이에 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K건설은 충분한 자본력으로 오송역세권사업에 대한 책임준공 계약을 체결했으나, 유통상업용지 시공계약은 체결한 바 없음에도 마치 유통상업용지 책임준공 능력이 없는 것처럼 사실을 왜곡·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오로글로벌 측이 유통상업용지 매수계약 외에 200여억원을 개발사업에 투자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120억여원은 이들이 토지를 매입한 비용으로 사업투자가 아닌 부동산투기나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지난 임시총회에서 계약해지된 업무대행사는 최근 일부 조합원들을 업무방해 및 무고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데 이어 지난 임시총회 의결 사안에 대해서도 소송을 진행할 방침이어서 소송 장기화에 따른 사업 차질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처럼 사업 추진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서 조합장 선출을 놓고 또 다른 분열로 이어질 경우 사업 진행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동진 선임기자 ccj1700@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