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킬 3건 중 1건 충청지역서 발생
충북 13391건·충남 11122건 달해
가장 많이 사고 당하는 동물 ‘고라니’
문구 표출 등 권역별 저감대책 필요

로드킬. 그래픽 김연아 기자.
로드킬. 그래픽 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최근 4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로드킬 3건 중 1건은 충청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1만 마리 넘는 야생동물이 길 위에서 죽고, 2차 사고까지 이어지는 등 피해가 지속돼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4일 국립생태원 로드킬정보시스템 권역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로드킬 발생 건수는 2019년 2만 1397건, 2020년 1만 5107건, 2021년 3만 7261건, 지난해 1만 8148건 등 최근 4년간 총 9만 1913건이다.

17개 시·도별 로드킬 건수를 보면 경기가 1만 3972건으로 가장 높았고, 충북이 1만 3391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권역별로는 충청권역에서 가장 많은 로드킬이 발생했는데 전체 로드킬 가운데 31.3%(2만 8853건)를 차지했다. 충남에서는 1만 1122건, 세종과 대전에서는 각각 3844건, 248건의 로드킬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로드킬은 5~6월, 10~11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세종시에서 발생하는 로드킬 사고 현장을 수습하는 용역 업체 직원 A씨는 "지난달에만 80여구 넘는 동물 사체를 수거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하루 동안 도로에서 수거한 동물 사체만 11마리에 달한다.

취재 당일에도 전동면 노장리 한 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해 고양이 사체를 수습하고 오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신고가 들어오면 2인 1조로 현장에 나가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과 경광등을 설치하고, 요란한 사이렌을 울려 차량을 통제한다. 시속 100㎞ 이상 속도로 내달리는 차량들이 많기 때문에 안전 조치는 필수다.

동물 사체를 수거한 뒤 천연기념물일 경우 지자체가 직접 사체를 확인한 뒤 멸실 신고하고, 그 외에는 전동면에 위치한 생활폐기물 소각시설에서 소각한다.

A씨는 "로드킬 현장은 차량이 쌩쌩 달리기 때문에 안전 조치해도 위험할 때가 많다"면서 "차량이 코앞까지 와서 멈추는 경우가 부지기수지만 사체를 빨리 치우지 않으면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서두른다"고 말했다.

로드킬을 가장 많이 당하는 동물은 고라니다.

지난해 발생한 로드킬 가운데 고라니 사고는 36.4%(6614건)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고양이(2463건), 너구리(1587건), 노루(714건), 족제비(300건), 오소리(215건) 등으로 나타났다.

로드킬이 특히 많이 발생하는 구간을 나타내는 ‘로드킬 다발구간’은 지난해 기준 전국 80곳이다. 지역별로는 경기(12곳), 충북(11곳), 세종(9곳), 강원(9곳), 충남(7곳) 등 순이었다.

국립생태원 관계자는 "로드킬 발생률이 높은 특정 기간에는 전광판으로 로드킬 주의 문구를 표출하는 등 권역별 로드킬 저감대책이 시행돼야 한다"며 "고라니와 노루 등 중·대형 포유류의 로드킬은 인명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포유류 중심 저감 대책이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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