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증가·대외여건 불확실성 긴축기조 유지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한은 금통위는 30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존 연 3.50%이던 기준금리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앞서 한은은 2020년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p) 낮추는 ‘빅컷’(1.25→0.75%) 이후 2021년 11월과 지난해 1·4·5·7·8·10·11월, 올해 1월까지 0.25%p씩 여덟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2월 기준금리 동결을 시작으로 3.5% 기준금리는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물가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졌지만 기조적인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 증가 추이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며 "올해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에 부합하는 1.4%로 예상되고 내년은 2.1%로 높아지겠으나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와 더딘 소비 회복세의 영향으로 지난 전망치(2.2%)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향후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국제유가 움직임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둔화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및 파급효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의 전개양상 등의 영향을 받을 거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소비자물가와 관련해서는 "국내 물가는 수요압력 약화, 국제유가와 농산물가격 하락 영향 등으로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예상보다 높아진 비용압력의 영향으로 지난 8월 전망경로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점차 낮아져 내년 상반기 중 3% 내외를 나타내겠으며 연간으로는 올해 3.6%, 내년 2.6%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근원물가는 완만한 둔화 흐름을 지속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상승률이 각각 3.5%, 2.3%로 예측했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위험,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 등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미국(5.25∼5.50%)과의 기준금리 역전 폭은 2%p로 유지됐다.
한편 한은은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4%로 유지하고 내년 성장률은 2.2%에서 2.1%로 낮췄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