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불모지 대전의 빛으로 걸어온 20년, 대전예술의전당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그리다 下]
내부 만족도가 곧 외부 만족도, 공연 전문성은 단단한 조직으로부터
직원 50명 중 38명 ‘5년 임기제’
재채용 되는 경우 매우 드물어
‘전문 인력 끊김’ 각종 문제 야기
공연 전문성·관객 창출에도 영향
공연장 문턱 낮춰야한단 지적도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대전예술의전당의 미래 20년을 놓고 공연 전문가들은 내부 조직에 대한 객관적 진단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대전예당은 전체 직원 50명 중 공무원(12명)과 임기제(38명) 두 조직으로 구성돼 조직의 전문성 부족은 물론 중장기적으로도 불안정한 구조다.

당초 이러한 대전예당의 인적구성은 전문성을 극대화 하고 공공성과 예술성의 균형적 운영을 목적으로 했다.

하지만 오히려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했다.

‘5년 임기제’가 예술 전문가로서 열정과 애정을 쏟아 붓기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대전예술의전당 6대 관장이었던 김상균 전 관장은 "현재 대전예당 직원 50명 중 38명이 5년 임기제로 일하고 있는데, 재 채용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며 "5년마다 새로운 직원으로 구성이 되다보니 장점도 있지만 악순환이 발생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획·홍보 마케팅뿐만 아니라 무대 예술과 쪽은 실제 기계 시스템 운영 경력이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5년마다 인원이 바뀌면 공연장의 기능, 무대 시스템 운영이 제대로 되지 못할 수 있다"며 "열심히 일하고 인정받으면 계속 일을 할 수 있다는 안정감이 충족되지 않아 내부만족도가 떨어지고, 이는 곧 외부만족도에도 똑같이 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조건 모든 인력을 재 채용할 필요는 없지만 5년간의 근무 중 내부 평가 등을 통해 함께 오래 일 할 직원들은 보듬어 안고 가면 구성원 간 신뢰도도 높아질 것"이라며 "조직의 신뢰도와 경험치가 쌓이고 단단해지면 공연 기획의 균형성, 전문성 역시 자연스럽게 발전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박인건 국립극장장 역시 대전예당의 5년 임기제로 인한 ‘전문 인력 끊김’이 각종 문제를 야기한다고 꼬집었다.

박인건 극장장은 "현재 대전예당은 공무직도 5년 임기제로 일하고, 공무원 역시 순환보직으로 대전예당의 인적 자원에 전문성과 경험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조직 구성부터 어긋나다보니 공연 전문성과 관객 창출에 있어 더디게 발전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규 관객 창출을 위해 공연장 문턱을 낮춰 대중성을 높여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최초 대전예당은 설립 당시 전문 공연장으로의 역할을 하기 위해 엄격한 관리를 해왔지만, 미래 관객 창출을 위해선 대중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 보면 특정 공연장에서 이뤄지는 공연 간 성격 차이가 크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땐 대전예당이 이도저도 아닌 공연장이 될 수 있기에 전문성이 짙은 공연만을 올리는 전용 챔버, 공연장을 따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끝>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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