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태안군 보건의료원장 모집 4차 공고문[태안군 누리집 갈무리]
태안군 보건의료원장 모집 4차 공고문[태안군 누리집 갈무리]

충남 태안군 보건의료원장 자리가 석 달째 공석 중인 현실은 열악한 지역의료의 한 단면이다. 일부 지방의료원에서는 연봉 3억~4억원에도 지원자가 없어 의사를 채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태안군은 허종일 보건의료원장이 임기만료로 지난 8월 퇴임한 이후 후임자를 임명하지 못해 보건의료원장자리가 여태껏 공석으로 남아있다. 태안군은 보건의료원장을 조속히 임명하기위해 모집공고를 수차례 내는가하면 모집광고까지 냈으나 수포로 돌아갔다.

태안군의 보건의료원장 채용과정은 눈물겹다. 군이 전임 원장 퇴임과 동시에 지난 8월 28∼30일 진행한 첫 지원서 접수에 단 1명도 응하지 않았다. 이어 9월 13∼15일 2차 모집 때엔 한의사 1명이 지원해 보건의료원장 문제가 해결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 지원자가 진료 외에 행정업무까지 하기는 어렵다며 지원을 철회하면서 보건의료원장 모집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이에 이달 4∼6일 3차 공고를 냈지만 역시나 지원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군은 인사혁신처 추천 제도를 활용하고, 수도권 종합병원을 다니며 퇴직 의사 소개를 요청했다고 한다. 군 예산을 들여 의사들이 보는 구인 사이트에 모집 광고까지 냈을 정도다. 이런 노력의 결실인지 이달 18일부터 진행한 4차 모집에 다행히 1명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려 4수 끝에 지원자 1명을 찾아 급한 불은 끈 셈이다. 비단 태안군뿐 만이 아니다. 연봉의 많고 적음을 떠나 의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지역이 허다하다.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지켜봐야 하나.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고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의료인력 확충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의료인력 확충에 대다수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의사 숫자를 늘리는 것만으로 지역 간 의료격차는 해결되지 않는다. 태안군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역·필수의료 분야에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구조를 꾀해야 한다. 각 분야 전문가와 의료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야 하는 까닭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