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요수 수출 중단 지시’ 보도 나와
대란 걱정에 소비자 사재기 움직임 늘어
정부 "비축분 있어 수급 문제 없을 듯"

11일 대전의 한 주유소의 요소수 매대가 비어있다. 사진=한유영 기자
11일 대전의 한 주유소의 요소수 매대가 비어있다. 사진=한유영 기자

[충청투데이 한유영 기자] 최근 급등한 경유 가격과 함께 2년 전 벌어진 중국발 요소수 대란 재연 우려까지 커지면서 화물차 운전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을 보면 리터당 경유 판매 가격(전국)은 전날보다 2.51원오른 1652.41원이다. 이날 최고가는 2755원에 달했다.

충청 지역의 경우 대전·충북·충남 1652원, 세종 1657원으로 전국 평균 가격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이었다.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은 국제 유가 상승 여파로 9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여기에 최근 요소수 수급 상황에도 비상등이 켜지면서 생계형 운전자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일부 비료업체에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이후 요소수 사재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요소수는 경유차 배기가스 저감장치에 쓰이는 촉매제다. 현재 운행 중인 대부분 경유차는 요소수가 부족하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실제로 국내 1위 요소수 브랜드인 롯데정밀화학 ‘유록스’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요소수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요소수 대란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대량 구매에 나서면서 주문량이 폭증한 탓이다.

이날 11번가와 G마켓 등 이커머스에서도 유록스 요소수는 대부분 매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 지역 화물차 운전자 A씨는 "대전은 그래도 유가연동제를 시행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아서 이번에 오른 기름 값을 어느 정도 보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운전자들 사이에선 운송료는 그대로고, 기름과 요소수는 많이 드는 장거리 운행을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 요소수 대란 당시에 출처가 불명확한 요소수 사용으로 차량 고장 등 2차 피해를 본 운전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유록스 같이 본인들이 꾸준히 써왔던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 특정 제품의 품귀 현상이 더 빠를 수 있다"며 "현장에선 추석 전 주 정도를 요소수 대란 고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현재 국내 비축 요소수 재고가 약 2개월분으로 파악됨에 따라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8일 "2021년 요소수 사태 이후 정부는 공공비축 사업을 통해 차량용 요소 재고를 비축하고 있다"며 "민간 기업들은 기업별로 적정한 재고를 국내에 유지하고 있고 동남아와 중동 등 수입 대체선도 가지고 있어 중국발 공급망 위기가 있더라도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유영 기자 yy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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