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산시 부석면 일원의 한 논에서 혹명나방 유충이 벼 잎을 갉아먹고 있는 모습. 독자 제공
18일 서산시 부석면 일원의 한 논에서 혹명나방 유충이 벼 잎을 갉아먹고 있는 모습. 독자 제공

[충청투데이 김덕진 기자] 충남 서산 A·B지구 간척지에 혹명나방이 발생돼 긴급방제에 나섰지만 번식 속도가 빨라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지역농협 등에 따르면 올해는 예년보다 장마가 길고 기온이 높아 혹명나방의 발생률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벼 재배 농민들 사이에서 ‘희세’라고 불리는 혹명나방은 외래 해충으로 유충이 벼 잎을 돌돌 말아 잎을 갉아 먹는다. 피해 잎은 하얀색으로 변하고 등숙(벼 여무는 시기)이 늦어져 수확량이 크게 떨어진다.

무엇보다 확산 속도가 빨라 빠른 방제가 무척이나 중요하다.

부석면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농사 지은 지 얼마 안 됐지만 이런 건 처음 본다"며 "논에 나방이 꽉 차있어 이러다 벼가 전멸할 지경”이라며 “이를 방제하고자 드론·헬기까지 띄워져 간척지가 난리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석농협 관계자는 “예년보다 장마가 길다 보니 벌레가 한꺼번에 많이 생겨 방제를 해도 효과가 미미한 상황”이라며 “쌀값까지 떨어진 마당에 농민들이 몇번이나 더 방제에 나설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혹명나방 같은 경우 규칙적으로 발생하는 게 아니라 불규칙적으로 발생해 벼 잎이 한두개 말릴 때 바로 방제하라고 농민에게 알린다”며 “7월 말~8월 초에 방제 요청 공문을 각 읍·면·동에 내보냈고 논에 수시로 갈 것을 권유했다”고 답했다.

김덕진 기자 jiny090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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