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교육감 취임 1년 맞아 공언
급식종사자·영양교사 반발 예상 속
학부모들은 “매우 환영” 기대감 커
인력운영 놓고 풀어야 할 과제 산적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취임 1주년을 맞아 공언한 ‘방학 중 급식 제공’의 성공여부에 교육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 교육감 공약에도 포함 된 이번 정책은 방학 중 아이들에게 따스한 밥을 제공하려는 교육복지사업이다. 소식을 접한 학부모들은 기대감이 높다. 다만 ‘인력운영’ 부문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6일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세종교육 4기 공약 ‘학습권을 보장하는 교육복지’ 항목에 포함된 ‘방학 중 급식 지원’은 성장기 초등학생들의 건전한 심신 발달과 교육급식복지 증진을 실현함이 목적이다.
최 교육감은 취임 1주년을 맞아 이번 공약의 본격 추진을 시사했다.
현재 초등 저학년들은 방학 중 돌봄교실에서 학교별 여건에 따라 업체에서 제공하는 도시락(위탁)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외부 도시락의 안전성 미확보에 의한 식중독 우려 제기 등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번 정책을 추진 중이다. 1~2년간 시범운영을 거쳐 2026년 정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정책은 학생·학부모 입장에선 누구나 환영할 일이다.
세종의 한 학부모는 “맞벌이 입장에선 방학 중 어쩔 수 없이 돌봄교실을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현재의 구조가 늘 마음에 걸렸다”면서 “방학 중 급식실에서 제공하는 따뜻한 식단이 제공될 경우 만족도는 매우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해당사자간 ‘합의 도출’이 난제다.
첫번째 과제는 ‘영양교사’의 문제다. 방학 기간 중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선 영양교사가 상주·배치돼야 한다.
하지만 영양교사들은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따라 방학 기간 중 학교에 출근을 하지 않고, 자율성에 따라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 영양교사를 방학 중 급식실로 부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세종시교육청은 ‘기간제 영양교사 채용’도 검토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은 매우 부정적이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영양교사가 번듯이 있는데 방학 중 연수를 한다고, 기간제 교사를 채용해 인건비를 추가로 지급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조리사와의 관계도 문제다. 급식 종사자들은 무노동·무임금 원칙에 따라 방학 중에는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새로운 계약 조건 협의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방학 중 급식 제공’을 추진한 뒤 교원단체와 급식종사자의 반발로 무산된 광주시교육청의 사례도 주목된다. 당시 학교비정규직노동노합 광주지부는 “급식 종사자들의 방학 중 노동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방학급식을 중단하라”고 반발했으며, 광주 교사노조도 “밀어붙이기 행정”이라고 반대성명을 냈다.
일각에선 이해당사자간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시범학교를 대상으로 ‘학교 급식 전체 위탁 운영 방식’도 거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기존 영양교사와 급식 종사자를 배제한 위탁업체 선정 방식이다.
아이들에게 방학 중에도 따스한 밥을 먹이고픈 최 교육감의 진심이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최 교육감은 “일하는 노동자들의 고충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교육적 상상력과 지혜를 발휘하자”고 말했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3선인 최교진 교육감 입장에선 반발이 예상되는 방학 중 급식을 무리하게 추진할 필요는 없는 게 사실”이라며 “이번 정책은 최 교육감이 아이들을 위해 세종교육에 선사하고 싶은 진심이 담긴 선물로 비춰진다. 아이들의 학습·건강권 보장을 위해 이해 당사자간 한 발씩 물러선 타협점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