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세종지부, 성명서 반대 메시지 내놔
영양교사·급식 종사자 방학 출근문제 걸려
인력운영 지원 기간제 영양교사로 못박아
학부모 시선 부정적… "방식 문제 짚어봐야"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세종시 아이들은 방학 중에도 따스한 밥을 먹을 수 있을까.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취임 1주년을 맞아 내건 ‘방학 중 급식 제공’ 정책에 교원단체가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다.
정책 발표에 기대감을 높였던 학부모들은 아쉬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이 난관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세종지부는 최근 성명을 통해 “방학에 급식을 제공한다고 학생들의 특기·적성이 계발되고, 기초학력이 보장될 리도 없다”며 “세종교육의 10년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더욱 근본적인 해결책, 즉 교사의 정원을 확보하고 학급당 학생 수를 줄임으로써 질 높은 수업을 실현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10년을 내다보는 당면 과제는 온데간데 없고 오로지 방학 중 급식만이 회자되고 있다”면서 ‘방학 중 급식 제공’에 대한 반대 메시지를 분명히했다.
일각에선 교원단체의 반대 배경엔 ‘교사들의 방학 중 연수’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교육공무원법 제41조는 ‘교원은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소속 기관의 장의 승인을 받아 연수기관이나 근무장소 외의 시설 또는 장소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사들은 규정에 따라 방학 기간 중에는 학교에 출근을 하지 않고, 자율성에 따라 연수를 진행한다.
영양교사 역시 ‘제41조’에 따라 방학 중에는 연수에 참여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방학 중 급식 제공을 반대하는 배경엔 영양교사와 급식 종사자들의 방학 중 출근 문제가 깔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교사들의 방학 중 연수’는 해묵은 논쟁거리다. 41조 연수는 학교장이 연수에 대한 계획은 승인하지만, 결과 보고는 강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아이들이 엄연히 등교를 하는 상황에서, 교사들이 연수를 진행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한 논쟁도 지속되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은 이 같은 불협화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학 중 급식’ 공약 이행계획서에 인력운영 지원을 ‘기간제 영양교사’로 못박았다.
이를 바라보는 학부모의 시선은 부정적이다.
세종시의 한 학부모는 “영양교사가 있는 상황에서 이를 설득하지 못하고 또 다시 기간제를 채용하는 것은 인건비 중복 지원 및 교사 편의 제공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방학 중 급식 제공을 환영하면서도, 방식의 문제는 꼼꼼히 짚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종 시민단체는 최 교육감의 취임 1주년 메시지에 환영의 뜻을 전달했다.
지방분권 세종회의는 “교육자치에 전국 최초로 방학 중 돌봄과 무상 급식에 대해 줄어가는 학령인구 감소가 지역 소멸로 이어지는 위기 상황에서 아이 낳기 좋은 도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교육청의 돌봄 정책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