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 28일 오전 울산 남부경찰서 소회의실에 경찰이 마약 유통책과 투약자들로부터 압수한 합성대마가 놓여 있다. 울산 남부서는 전국에서 점조직 형태로 활동하며 필로폰과 합성대마를 판매한 일당과 투약자 등 55명을 검거해 49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2023.6.28 사진=연합뉴스. 
지난 28일 오전 울산 남부경찰서 소회의실에 경찰이 마약 유통책과 투약자들로부터 압수한 합성대마가 놓여 있다. 울산 남부서는 전국에서 점조직 형태로 활동하며 필로폰과 합성대마를 판매한 일당과 투약자 등 55명을 검거해 49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2023.6.28 사진=연합뉴스.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가 5일 발간한 ‘2022년 마약류 범죄 백서’에는 국내 마약류 유통 실태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가장 충격적인 건 마약류 사범수가 매년 급증하는데다, 연령층도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마약류 사범은 1만8395명으로 전년의 1만6153명보다 2000명 이상 늘었다. 연도별 마약류 사범은 2019년 1만6044명, 2020년 1만8050명, 2021년 1만6153명 등이다. 마약류 사범은 4년 만에 무려 45.8%나 폭증했다.

드러난 범죄만 이정도로 마약범죄의 암수율(알려지지 않은 범죄 비율)을 고려하면 마약사범은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국민 100명 중 1명은 마약사범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와 있다. 마약 청정국에서 마약이 급속히 파급되기까지 기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2015년까지 마약 청정국이었지만 안타깝게도 그 지위를 상실하고 말았다. 마약 사범이 인구 10만 명당 20명 이하(0.02%)일 경우 마약 청정국으로 분류된다.

당국은 마약류 사범의 나이대가 낮아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 사범 중 30대 이하가 1만988명으로 총인원 대비 59.8%를 차지한다. 마약류사범 10명 중 6명이 30대 이하 젊은 층인 셈이다. 고등학생은 물론 병영까지 마약이 파고들었다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젊은 층 확산세의 원인으로 다크웹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같은 인터넷을 통한 마약류 유통이 꼽힌다. 마약사범들이 점조직형태로 운영해 추적과 검거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검찰은 3000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필로폰을 밀수한 일당을 지난해 검거하기도 했다. 소매가로 환산하면 약 3조 원어치 라고 한다. 마약유통이 규모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마약의 폐해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 보다 과학적인 수사로 마약사범이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검찰이 인터넷 마약유통 추적수사에 특화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최신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에 나선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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