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자 씨. 사진=이재범 기자.
최경자 씨. 사진=이재범 기자.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제가 안내한 분들이 고맙다고 말해주실 때 보람을 느끼고 행복합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봉사활동을 할 거에요.”

18년이 넘도록 천안시청 민원실에서 묵묵하게 ‘민원안내 자원봉사자’로 활동 중인 최경자(60) 씨가 최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각오다.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민원안내 자원봉사자’는 시청 민원실을 들어서면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시청을 찾는 민원인에게 부서 안내와 각종 민원 상담, 팩스·복합기·무인민원발급기 등 편의시설 이용에 도움을 주고 있다.

최 씨는 현재 자원봉사자 회장을 맡고 있다. 최 씨가 민원실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된 것은 ‘통장’으로 활동하던 2005년부터라고 한다. 지인으로부터 “같이 봉사활동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고 나서다.

최 씨는 6년 전부터는 오후 5시~10시까지 쌍용도서관에서 사서(공무직)로 근무하고 있다. 때문에 근무시간과 겹치지 않는 오전과 오후면 틈틈이 시간을 내 시청에서 다양한 민원인들을 만난다. 평균적으로 월 2일~4일 정도 민원실을 지키지만 예정된 근무자가 사정이 생길 경우 주로 최 씨가 ‘땜빵’을 서고 있다.

최경자 씨의 외동딸인 김인선 씨와 홍창화 씨의 결혼식 당시 사진. 최경자 씨 제공.
최경자 씨의 외동딸인 김인선 씨와 홍창화 씨의 결혼식 당시 사진. 최경자 씨 제공.

민원안내 활동을 하면서 최 씨는 별도의 ‘안내 가이드북’도 만들고 신입 자원봉사자 교육도 그의 몫이다. 교육 때마다 그는 “여기는 시청의 얼굴이다. 환한 미소로 응대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혹시라도 민원인들이 기분 나쁠 수 있으니 ‘손가락으로 가리키지 말고 손바닥으로 안내해야 한다’는 식의 노하우도 빼놓지 않는다.

최 씨는 “어떻게 보면 우리는 시청 직원들보다 더 많이 알아야 한다”며 “자주 찾는 민원업무에 대해서는 직접 찾아가서 물어보고 메모해 놓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좋았던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일부 민원인의 경우 덥석 화부터 내는 경우도 많았다고. “여기 있으면 곤란한 점도 있다. 화가 나서 온 사람이나 느닷없는 민원인들이 많다. 다짜고짜 시장 이름을 물어 대답하지 못했더니 화를 내기도 했다. 남몰래 눈물을 흘리는 봉사자들도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최 씨는 앞으로도 즐거운 마음으로 자원봉사에 참여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최 씨 개인적으로는 2년 전 결혼한 외동딸 김인선 씨의 임신 소식에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 씨의 사위는 한화이글스와 대전하나시티즌 등 프로구단에서 응원단장을 맡고 있는 ‘창화신’ 홍창화 씨다.

“우리 사위가 얼마나 잘하는지 말도 말아요”라며 깨알 자랑도 빼놓지 않은 최 씨는 “축하하고 행복할 일들이 계속 나를 기다리고 있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부성2동 행복키움지원단 감사에 부성2동 체육회 감사라는 중책도 맡고 있는 최 씨의 사연이 귀감이 되고 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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